일선 경찰관이 실종사건을 자의적으로 종결하지 못하도록 상급자 결재를 의무화하자, 신고 접수 3시간 이내에 대상자를 발견한 비율이 72.0%로 상승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 강력범죄수사과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종수사 대응체계 개선 성과를 2026년 9월 22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2026년 5월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30대 여성 피해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시스템상 종결 처리했고, 피해자는 실종 104일 만인 8월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기존에는 담당 수사관이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단독으로 사건을 해제할 수 있어 부실 대응과 은폐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경찰청은 실종사건을 종결할 때 관할 경찰서 형사과장의 결재와 승인을 반드시 거치도록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경찰서장이 직접 주관하는 일일회의를 열어 전날 접수된 실종사건 전건의 수사와 종결 적정성을 매일 점검하는 체계도 가동했다. 야간과 휴일에도 전담 수사관 2인 이상이 즉각 출동해 대응하도록 했다.
시스템 개편 직후 가시적인 수색 성과도 나타났다. 개선 대책이 시행된 2026년 8월 24일부터 9월 13일까지 실종자 발견 건수는 총 1만 2,793건으로, 시행 직전 동기(8월 3일~8월 23일 7,768건)보다 64.7% 늘었다.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신고 접수 3시간 이내 신속 발견 비율도 종전 66.1%에서 72.0%로 5.9%포인트 상승했다.
현장 구조 사례도 잇따랐다. 2026년 9월 4일 경북에서 실종된 지적장애 여성의 위치가 인천으로 확인되자 관할 간 공조 수색 끝에 접수 10시간 만에 찾아 가족에게 인계했다. 9월 5일에는 극단적 선택이 우려되는 성인 여성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경남·부산 경찰이 공조해 차량 안에 있던 대상자를 2시간 만에 구조했다. 9월 12일 전북에서는 치매 환자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드론과 헬기를 동원해 탈진 상태였던 대상자를 15시간 만에 발견했다.
경찰은 수사 지침 개선을 넘어 근본적인 법적·조직적 한계를 풀기 위한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현행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제2조는 보호 대상을 18세 미만 아동과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치매환자로 한정한다. 일반 성인 실종자는 단순 가출인으로 분류돼 영장 없는 위치정보 조회가 불가능했다. 이에 경찰청은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있는 성인 실종자를 신속히 수색할 수 있도록 「실종성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 면에서는 경찰청 본청과 시·도경찰청에 실종수사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일선 경찰서 실종팀 인력 증원을 추진한다. 전국 실종 전담 인력은 2021년 848명에서 최근 763명으로 줄었다. 경찰청은 2026년 11월까지 최근 3년간 전국에서 종결 처리된 실종사건 약 31만 건을 대상으로 부실·허위 종결 여부를 전수 점검할 방침이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오늘도 불철주야 실종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는 현장 경찰관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실종수사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불식될 수 있도록 추석 연휴 기간에도 치안 공백 없이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