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예매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공연과 스포츠 경기 입장권을 대량 확보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판 암표 사범들이 경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이 챙긴 범죄수익 20억 원 상당을 재판에 넘기기 전 동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 사이버범죄수사과는 2026년 3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6개월 동안 매크로 등을 이용한 암표 매매 특별단속을 벌여 총 126건을 적발하고 157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고 9월 21일 밝혔다. 이는 직전 집중단속 당시 적발 건수(21건)와 검거 인원(26명)보다 각각 6배로 급증한 수치다.

분야별 적발과 수사 결과

단속 유형별로는 콘서트 등 공연 분야가 61건(73명)으로 가장 많았고, 프로야구 등 스포츠 분야 50건(64명), KTX·SRT 열차 승차권 8건(11명), 기타 7건(9명) 순이었다. 피의자 연령대는 30대 68명(43.3%), 20대 53명(33.8%)으로 집계돼 20·30대가 전체의 77.1%를 차지했다.

조직적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한 기업형 암표상도 수사망에 걸렸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18년 9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약 8년간 매크로 프로그램과 타인 계정으로 공연·스포츠 입장권 8,967매를 사재기해 24억 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전문 판매상을 구속했다. 범죄수익으로 사들인 상가 2채와 예금채권 등 12억6,439만 원은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울산경찰청 역시 외국인 명의 계정 1,100여 개와 자체 개발 매크로로 아이돌 콘서트 티켓 1,700여 매를 선점해 4억2,000여만 원을 챙긴 30대를 구속하고, 현금 2억 원을 압수하는 한편 4억 원을 추징보전했다.

법 개정과 제도적 파장

그동안 암표 거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수사기관이 직접 입증해야만 처벌할 수 있어 단속에 한계가 따랐다. 2026년 8월 28일 개정 공연법과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규제 방식이 대폭 강화됐다.

개정 법률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입장권 등을 부정 구매하거나 웃돈을 받고 부정 판매하는 행위자 전반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예매 사이트 보안 조치를 우회해 대량 예매를 시도한 행위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 혐의도 함께 적용된다. 단순한 개인 간 웃돈 거래 수준을 넘어 불법 시세 차익을 노린 고가 재판매 시장 전반이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향후 계획과 시스템 개선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예매 시스템 보안 취약점을 놀유니버스, NHN링크, YES24 등 주요 예매처와 한국철도공사, SR, 카드사에 통보해 기술적 보완 조치를 진행하도록 했다. 티켓베이,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도 암표 게시글 자율 삭제와 주의 공지를 요청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매크로를 이용한 대량 예매와 암표 판매는 국민의 공정한 구매 기회를 빼앗는 행위이며, 형사처벌과 함께 범죄수익도 철저히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당초 8월 말까지 예정됐던 특별단속 기간을 2026년 10월 31일까지 연장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신고기관과 연계한 엄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