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구속 송치한 중학교 교사의 제자 성폭행 사건을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해 구속 기소로 전환한 사례 등이 대검찰청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됐다. 경찰 단계에서 피의자 주장 위주로 처리되거나 단순 사건으로 묻힐 뻔한 사안의 실체를 검찰이 밝혀냈다는 취지다.
대검찰청은 2026년 9월 28일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보완수사 성과를 평가해 4개 수사팀을 ‘8월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하고 우수검사 6명을 발표했다.
제자 성폭행 교사 구속 기소한 군산지청
전주지검 군산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홍지예)는 중학교 2학년 제자(당시 14세)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음악교사 A 씨를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위계 등 간음) 혐의로 직접 구속 기소했다. A 씨는 2025년 12월부터 약 2개월간 피해자를 상대로 23차례 성폭행과 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당초 경찰은 A 씨가 "서로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자 법정형 하한이 징역 3년인 형법상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주거지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통화·메신저 분석, 피해자 심층 조사를 거쳐 교사의 위력 행사 정황을 입증했다. 이 과정에서 은폐됐던 7건의 추가 범행까지 밝혀내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 이상인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간음 및 강제추행으로 죄명을 변경해 구속했다.
멸종위기종 밀수 조직과 스님 무고 전모 규명
단순 밀수 사범으로 넘어온 사건을 파헤쳐 전문 조직을 일망타진한 사례도 포함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승학, 주임검사 김동원)는 한강유역환경청 특별사법경찰관이 피의자 1명의 단순 밀수 혐의로 송치한 사건을 넘겨받아 4차례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 결과 2023년 11월부터 외래생물 200마리를 밀수하고 국제적 멸종위기종 54마리를 불법 유통한 조직의 총책을 구속 기소하고 밀수책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주임검사인 김동원 검사는 "'피규어를 판다', '인형을 판다'는 식으로 글을 올리는데 이는 허가를 받지 않고 수입한 경우를 표현한 은어이며, 나중에 적발돼 수사를 받을 때 '피규어를 판 것일 뿐 밀수 개체는 없다'고 발뺌하려는 목적"이라고 수법을 설명했다. 검찰은 주택가 등에서 사육되던 멸종위기종 41마리를 포함한 야생생물 95마리를 압수해 국립생태원에 위탁 보호 조치했다.
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한강일)는 2025년 7월 경남 고성군의 한 사찰 스님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허위 고소한 50대 여성 A 씨를 무고 혐의로, 공범인 60대 남성 B 씨를 무고교사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당초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건이었으나 검찰이 기록 검토 중 의혹을 포착해 휴대전화 포렌식과 통화 녹음 분석을 거쳤고, 그 결과 합의금을 노린 계획 범행임을 규명했다. 통영지청 수사팀 관계자는 "보완수사로 종교인의 억울함을 해소했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주희)는 허위 임대차계약서 위조 및 지능형 사기 사건의 가담 관계를 전면 재검토해 전모를 밝혔다. 함께 선정된 통영지청 형사1부 고유정 검사는 법의학 감정과 통합심리분석을 거쳐 10년간 장기 미제였던 ‘사체 없는 영아살해 사건’ 피의자를 직접 구속 기소하고 최근 3개월간 미제 사건 507건을 처리했다.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 앞둔 검찰
이번 우수사례 발표는 검찰의 송치 사건 직접 보완수사가 지닌 역할을 명확히 보여준다. 경찰의 초동 수사 미진이나 혐의 축소 송치로 묻힐 뻔한 사안을 검사가 직접 압수수색과 포렌식으로 뒤집은 사례들이기 때문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2026년 10월 2일 시행되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체계로 전환된다. 법조계에서는 송치 사건 실체를 검찰이 직접 파헤치던 방식이 끝나면서 향후 사건 처리 기간과 권리구제 절차에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