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대형 로펌에 재직 중인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인사가 120명을 넘어서며 '전관 유착' 논란이 불거지자 공정위가 공식 반박에 나섰다. 퇴직자가 사건 처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된 바 없으며, 엄격한 내부 통제 제도로 이해충돌을 차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2026년 10월 19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로펌 퇴직자들이 사건 처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는 정황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신문은 국내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고문·전문위원 전직을 전수조사한 결과 공정위 출신이 총 124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10대 로펌 전직 현황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로펌별 공정위 출신 인원은 김앤장 32명(25.8%), 태평양 18명(14.5%), 광장 16명(12.9%), 율촌 15명(12.1%), 화우 13명(10.5%), 세종 11명(8.9%) 순이었다. 이어 대륙아주 7명, 지평 5명, 바른 4명, YK 3명으로 집계됐다.

직급별로는 차관급인 부위원장 출신 3명과 1급 사무처장(직무대리 포함) 출신 5명, 상임위원 경험자 12명, 비상임위원 출신 변호사 5명이 포함됐다. 2026년 상반기 기준 공정위 퇴직자 7명 중 5명(71.4%)이 로펌에 재취업한 사실도 전해졌다.

비상임위원 이해충돌 공방

비상임위원이 과거 제재 사건의 민사소송을 대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신문은 공정위가 2021년 철도 침목 입찰 담합으로 과징금 125억7,300만 원을 부과한 사건을 지목했다. 당시 피해 기관인 철도공단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기업 측을 대리한 변호사가 2024년 비상임위원으로 위촉된 뒤에도 대리인으로 활동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비상임위원이 심결에 관여한 사건을 대리하는 등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한 바 없다"며 "비상임위원 위촉 전에 대리를 하였거나 심결에 참여하지 않는 사건과 관련된 업체를 대리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상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체 통제 장치 강조

공정위는 다른 부처보다 강화된 장치를 두고 있어 유착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직자윤리법 제17조에 따라 퇴직 전 업무 관련성을 엄정히 심사하고 있으며, 재취업 이후 현직 공무원을 상대로 한 부정한 청탁과 알선은 법상 엄격히 금지된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공정위 예규인 '외부인 접촉 관리규정'을 핵심 방어벽으로 제시했다. 직원이 로펌 소속 공정위 퇴직자 등 직무 관련 외부인을 대면·전화 등으로 접촉할 경우 5일 이내에 감사담당관실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해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예방하고 있다는 취지다.

남은 과제

하지만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행정소송 판결로 취소된 공정위 과징금 599억 원 중 99.2%인 594억 원을 10대 대형 로펌이 대리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관 활용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국회 국정감사 등을 중심으로 퇴직자 취업 제한 요건과 비상임위원 수임 기준을 보다 명확히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