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돼지갈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 가맹본부인 명륜당이 가맹점 창업자금 지원을 명목으로 사주 일가 소유 대부업체에 회삿돈 2,983억 원을 저리로 빌려주고 대손위험까지 떠안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가맹희망자에게는 대부업체와 맺은 특수관계를 숨긴 채 필수품목 결제와 연계해 고금리 이자를 챙기도록 도운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9월 28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주식회사 명륜당에 시정명령과 함께 잠정 과징금 148억 7,200만 원을 부과하고, 명륜당 법인과 이종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제재 액수는 부당지원행위에 104억 7,200만 원, 가맹사업법 위반에 44억 원이다.
1평 오피스에 세운 14개 대부업체로 자금 몰아주기
명륜당은 2018년부터 2021년 말까지 가맹사업 확장을 위해 점주에게 무이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엔젤투자약정'을 운영했다. 2021년 말 외식업 경기 악화로 대여금 회수가 불안정해지자 이자부 대출로 전환을 꾀했다. 가맹점주에게 직접 자금을 대여하는 대신, 이종근 회장과 친족이 지분을 75~100% 보유한 대부업체 14곳을 자금 지원 구조에 끼워 넣었다.
대부업체들은 시·도지사 등록 기준을 맞추기 위해 1평 남짓한 공유오피스를 주소지로 두고 상주 직원조차 두지 않은 페이퍼컴퍼니였다. 대표이사는 명륜당이나 계열사 전·현직 직원이 맡았다. 2022년 하반기 '명륜진사갈비 뉴버전'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며 대출 수요가 급증하자, 명륜당은 금융위원회 등록 규제와 총자산 한도 제한을 피하려 2023년에만 대부업체 10곳을 집중적으로 쪼개어 설립했다.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2026년 4월까지 4년 3개월간 이들 대부업체에 업체당 100억~150억 원 한도를 두고 연 2.3% 또는 연 4.6%의 저리로 누적 총 2,983억 원을 대여했다. 공정위가 27개 금융기관을 조사해 산정한 정상 조달금리(연 8.73~13%)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대부업체들은 정상금리 기준 316억 원에 달하는 이자 중 99억 원만 지급해 약 217억 원의 조달 비용을 절감했다.
명륜당은 점주가 빚을 갚지 못하면 본사가 대신 갚겠다는 대위변제 약정까지 맺어 대부업체의 대손위험을 완전히 제거해 줬다.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한 14개 대부업체는 점주들에게 연 12~18%의 고금리로 돈을 빌려줬다. 이들 업체의 2025년 기준 대부채권 잔액 합산액은 전국 8,203개 대부업체 중 27위 규모로 급성장했다.
가맹계약서엔 ‘해당사항 없음’ 허위 기재
가맹사업법상 고지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 명륜당은 가맹희망자와 상담하며 오너 일가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알선하고, 고기 등 필수품목 납품대금을 결제할 때 대출 원리금을 함께 갚도록 하는 '물대상환' 구조를 짰다.
가맹계약 체결 전 필수 교부 대상인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및 알선 내역'에는 '해당사항 없음'으로 거짓 기재했다. 가맹점 개설 결정에 중요한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와 대출 조건을 숨겼다.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계성을 은폐한 채 가맹계약을 맺도록 유도한 셈이다.
“민생 침탈” vs “소송 제기”…법정 공방 예고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가맹본부가 사주일가 사익 편취를 위해 금융 규제를 우회하고 가맹점주를 상대로 부당 내부거래를 벌인 행위에 내려진 역대 최대 규모 제재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생계형 창업자의 절박함을 악용해 사주일가의 사익 편취 수단으로 삼은 전형적인 부당 내부거래"라며 제재를 환영했다.
명륜당은 행정소송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명륜당은 "초기 창업 자금 마련이 어려운 점주를 돕기 위한 제도였고, 동일 사안에 대해 최근 검경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며 "법원에서 제재 처분의 적정성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와 함께 과징금 취소 여부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