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받고 연락이 끊기자 상대방의 주거지를 직접 찾아갔다가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한 차례 방문이라도 불안감을 유발하는 스토킹행위로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으나, 형사처벌을 받는 스토킹범죄가 성립하려면 법률상 '지속성'과 '반복성'이 증명돼야 한다고 짚는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주거지나 그 부근에 접근하거나 기다리는 행위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행위'로 정의한다. 나아가 같은 조 제2호는 이러한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실행했을 때 비로소 '스토킹범죄'로 규정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지속성·반복성 가르는 대법원 기준
단발성 방문이나 연락을 곧바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두고 대법원은 엄격한 해석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 차량을 뒤따라가거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원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창원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2026도2108).
당시 대법원은 "스토킹처벌법상 지속성이란 특정한 행위가 1회만 이루어진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계속되어 그 자체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경우를 뜻하며, 반복성이란 2회 이상 행위 상호 간에 시간적 근접성과 장소적 연관성, 범의의 단일성이 인정되는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짧은 시간의 단속적인 행위에 그치거나 비연속적인 단발성 행위가 여러 번 이뤄진 것에 불과하면 스토킹처벌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하급심인 서울북부지방법원 역시 헤어진 연인에게 2분 간격으로 2차례 전화를 건 사건에서 일회성 행위로 보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2024노213).
합의해도 처벌…사후 대응 주의점
수사 실무상 1회 방문에 그쳤더라도 사전에 카카오톡이나 통화 등으로 거부 의사를 전달받은 내역이 있다면 범죄 성립 요건이 인정될 수 있다. 조유현 변호사는 지식iN 법률 상담에서 "스토킹범죄 성립에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위가 이뤄졌는지를 검토해야 하며, 한 차례 찾아간 상황이라면 이전 연락이나 방문 이력, 지인을 통해 소재를 파악한 과정이 수사에서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3년 7월 11일 시행된 개정 스토킹처벌법(법률 제19518호)에 따라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전면 폐지됐다.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더라도 경찰과 검찰은 수사를 종결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또한 법원 판결 전이라도 사법경찰관 직권의 긴급응급조치나 법원 결정에 따른 잠정조치로 100m 이내 접근금지, 통신 차단,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이 내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재차 연락하거나 추가 방문을 시도하는 행동은 반복성을 입증하는 증거로 쓰일 수 있어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정철 변호사는 "한 차례 방문만으로 중한 처분이 단정되지는 않으나 상대방의 거절 의사 표시와 이후 행동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며 "해명보다 추가 연락이나 재방문을 멈추고 이전 대화 내용과 사실관계를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