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간 호가로 산출되던 코리보(KORIBOR) 기반 신규 대출이 2027년 4월 원칙적으로 중단되고, 실거래 기반 무위험지표금리인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전환이 본격화된다. 금융당국은 240조 원에 달하는 코리보 연계 거래의 단계적 정리에 맞춰 대출약정서상 대체지표 전환 조항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2026년 10월 23일 배포한 자료에서 민·관 합동 지표금리 개편방안 진행 상황과 향후 추진 계획을 밝혔다. 점검 결과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진행된 1차년도 이자율스왑(IRS) 시장 내 KOFR 거래 비중은 12.1%로 당초 목표치인 10%를 2.1%포인트 초과 달성했다. 2026년 3분기 기준 거래 비중은 잠정 18.5%까지 늘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전환 속도에 맞춰 2026년 7월부터 2027년 6월까지 적용되는 2차년도 행정지도상 KOFR 이자율스왑 목표 비중을 25%로 종전보다 15%포인트 올렸다. 은행권의 변동금리채권(FRN) 시장에서도 2026년 1~9월 KOFR 기반 발행액이 잠정 약 20조5,000억 원(32.3%)에 달해 1차년도 목표(10%)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도 연간 발행액(약 5조8,000억 원)의 약 3.5배 수준이다.

기업 대출 현장에서도 KOFR가 기준금리로 직접 쓰이기 시작했다. 한국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은 2026년 10월 26일 직전 30일 과거평균 KOFR를 기준금리로 삼고 최장 만기 1년을 적용하는 기업대출 상품을 각각 5,000억 원씩 총 1조 원 규모로 출시했다. 전국은행연합회가 2026년 6월 대출금리 모범규준을 개정해 활용 가능 지표금리에 KOFR를 공식 편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개편은 2012년 런던 은행 간 금리(LIBOR) 조작 사태 이후 미국이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로 전환한 것처럼, 허수 호가 논란이 있는 금리를 실거래 기반으로 바꾸려는 취지다. CD(양도성예금증서) 발행 감소에 따른 신뢰성 문제와 코리보의 호가 의존 한계가 지적되자 금융위는 2026년 3월 30일 지표금리 개편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당시 "지표금리는 금융시장의 핵심 인프라로서 파생, 채권, 대출 등 모든 금융거래의 기준이 된다"며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법무팀과 여신 실무진에게는 코리보 퇴출 일정이 핵심 과제다. 2026년 3월 말 전수조사 기준 전 금융권의 코리보 관련 익스포저는 240조7,000억 원으로, 이 중 99.5%인 239조5,000억 원이 대출이다. 특히 전체의 80.4%(193조4,000억 원)가 1년 이하 만기 도래 채권과 대출에 묶여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6년 6월부터 은행연합회 및 금융사와 함께 코리보 신규취급 중단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2027년 4월부터 코리보 기반 신규대출이 원칙적으로 중단된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와 차주는 기존 대출 약정서상 대체지표 전환 조항(Fallback Clause)을 점검하고, 만기 연장 시 적용할 대체금리 체계를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코픽스(COFIX)를 주로 쓰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즉각적인 영향이 없으나, 은행연합회가 내부 점검을 법상 중요지표 수준으로 강화했다.

금융당국은 2030년 6월까지 이자율스왑 시장의 KOFR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030년 말 CD금리의 「금융거래지표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중요지표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다. 이어 2031년 6월까지 은행권 FRN 발행액 중 KOFR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