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진입하는 철로로 몸을 던져 취객을 밀쳐내고,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피의자를 온몸으로 막아섰던 두 순직 경찰관이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이름을 올렸다. 반세기 넘는 시간차를 두고 벌어진 참사였으나, 위기 현장에서 시민과 동료의 생명을 지키려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았던 숭고한 사명은 같은 무게로 평가받았다.
경찰청은 2026년 10월 21일 서울 서대문구 본관 참수리홀에서 열린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고(故) 심연수 경사와 고(故) 김선현 경감을 ‘2026년 경찰영웅’으로 선정하고 현양 행사를 진행했다. 2017년부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실천한 순직·전사 경찰관을 기리고자 매년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 심사를 거쳐 경찰영웅을 뽑아왔다.
선로 구호와 흉기 난동 제압
1948년 입직해 6·25전쟁에 참전했던 심 경사는 강릉경찰서 묵호지서에서 근무하던 1963년 6월 11일 새벽 강원 동해시 묵호역 구내를 순찰하다 선로를 걷던 취객을 발견했다. 열차가 들어오는 긴박한 순간 취객을 밖으로 밀쳐내 구했으나 본인은 열차를 피하지 못해 순직했다. 경찰청은 앞서 2019년 묵호역에 추모시설을 마련하고 일대를 경찰 순례길로 지정한 바 있다.
경북 영양경찰서 소속이던 김 경감은 2018년 7월 8일 영양군의 한 주택 난동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변을 당했다. 동료 경찰관에게 흉기를 들고 달려드는 피의자를 직접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 부위를 찔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부친의 뒤를 이어 경찰에 입직한 딸 김성은 경장이 현재 일선에서 재직 중이다.
추모조형물 건립 등 후속 예우
이날 기념식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두 경찰관의 얼굴과 음성 영상이 상영됐으며, 심 경사의 아들 심상순 씨와 김 경감의 딸 김 경장이 단상에 올라 영웅패를 받았다. 유족 대표로 나선 김 경장은 “누군가 위험에 처한 순간 두려움을 느낄 새도 없이 몸을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의 마음을 경찰관이 되니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두 영웅이 살았던 시기는 반세기나 떨어져 있지만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앞세웠던 두 분의 경찰정신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경찰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2026년 말까지 심 경사와 김 경감의 공적을 기리는 추모조형물을 건립하고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