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던 청년층과 국내 거주 외국인이 은행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보증금을 송금해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선불전자지급수단을 활용한 보증금 기반 신용카드 발급에 규제 특례를 부여하면서 금융소외계층의 제도권 진입 장벽이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이억원)는 2026년 10월 21일 정례회의를 열고 혁신금융서비스 4건을 신규 지정하고, 기존 지정 서비스 1건의 규제개선 요청을 수용했다. 이번 신규 지정으로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누적 혁신금융서비스는 총 1,168건으로 늘어났다.

선불금 보증금으로 비대면 카드 발급 허용

신규 지정 안건에는 신한카드의 '보증금(선불전자지급수단 활용) 기반 비대면 신용카드 발급 서비스'와 우리카드의 '외국인 고객 보증금 기반 신용카드 발급 서비스'가 포함됐다. 종전 여신전문금융업 법령 체계에서 신용평점 산정이 어려운 무이력자(씬파일러)는 원칙적으로 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웠고, 예금을 담보로 발급받으려 해도 직접 은행 창구를 찾아 질권을 설정해야 했다.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4조 제3항과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부여에 관한 모범규준」 제4조 제1항에 특례를 적용했다. 고객이 선불전자지급수단 등으로 보증금을 납입하면 비대면으로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도록 길을 텄다. 다만 카드사가 수신행위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고객 보증금을 카드사 고유재산과 엄격히 분리해 관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발급 대상은 금융이력이 부족해 개인신용평점 확인이 불가능한 사람으로 한정하는 부가조건을 달았다.

대출 대리 조회와 무기명 선불카드 한도 2배 확대

핀테크 기업의 데이터 활용과 외국인 결제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도 함께 통과했다. 뱅크샐러드의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저금리 대출 대리 조회 서비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관련 조항에 특례를 인정받았다. 차주가 일일이 대출 조건을 다시 조회하지 않아도, 신용점수 상승이나 소득 변동 시 플랫폼이 위임받아 금융사에 가심사를 대리 신청하고 유리한 상품을 안내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규제도 완화됐다. 주식회사 모인의 '방한외국인 무기명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13조 특례를 받아, 본인확인기관을 거치지 않는 무기명 선불카드의 발행 한도를 종전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2배 높였다. 부정 발급을 막기 위해 여권 광학문자인식(OCR)과 전자여권 근거리무선통신(NFC) 검증, 실시간 안면인증 대조를 필수 조건으로 부과했다.

규제개선 요청 수용…감독규정 정비 추진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이 제휴한 '페이머니 통장 서비스'는 정식 제도화 절차를 밟는다. 2022년 11월 3일 최초 지정된 뒤 2024년 11월 3일 한 차례 연장된 이 서비스는 네이버페이 결제 시 제휴 계좌에서 머니가 자동 충전되는 구조다. 금융위원회는 특례 만료 후에도 서비스를 중단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 중이며, 오는 11월 9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마친 뒤 제도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충분한 신용도가 형성되지 않은 고객의 초기 신용거래이력 축적을 지원하여 제도권 금융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방한 외국인에 대한 한도 상향을 통해 다국어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소비 확대 및 관광산업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