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직면한 기업이 자발적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받으면 최장 5년 동안 주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를 유예받는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업종 단위 위기를 심층조사해 구조혁신과 사업재편을 권고하는 체계도 함께 가동된다.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 시행령 일부개정령(대통령령 제36777호)이 2026년 10월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공포된 모법 개정안의 시행일에 맞춰 심층조사 범위, 자문단 운영, 신용위험평가 유예 기준 등 법률 위임 사항을 구체화한 조치다.
정부 선제 권고와 심층조사 체계 가동
개정 시행령은 개별 기업의 신청에 의존하던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정부가 선제적으로 위기 업종을 발굴하도록 했다. 산업통상부장관은 업종의 국내외 동향과 장·단기 전망, 기술 수준, 업종 내 기업의 재무 상황 등을 심층조사할 수 있다(제8조 제2항).
기업에 요청할 수 있는 자료는 재무 상황과 연구개발 역량 관련 자료로 한정했다. 영업비밀이나 경영상 중요 정보로 경제적 이익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기업은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제8조 제3항·제5항).
산업통상부장관은 10명 이내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을 꾸려 사업재편 필요 업종의 범위와 구조적 문제점을 검토한다(제8조의2). 자문단 검토와 심층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 행정기관 협의와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를 거쳐 기업에 사업재편 검토를 권고한다(제8조의3).
신용위험평가 유예로 자금 회수 불안 차단
현장의 가장 큰 변화는 금융 안전망 법제화다. 종전에는 금융감독원과 은행권 간 업무협약에 의존해 불안정하게 운영되던 신용위험평가 유예가 법령상 제도로 안착했다(제17조의2).
주채권은행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신용위험평가 유예 여부를 정할 때 사업재편계획 내용과 재무 상태, 영업실적을 종합해 고려한다. 이미 신용위험평가가 진행 중인 기업이라도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으면 유예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신용위험평가 유예 기한은 사업재편계획 만료일까지 보장되며, 계획이 연장되면 연장 기간 만료일까지 이어진다. 기업은 사업재편 기간 자금 회수나 워크아웃 위협 없이 사업구조 전환에 전념할 수 있다.
상생 지원 부당행위 리스크 해소와 AI 편입
대기업의 협력사 지원을 가로막던 불공정거래행위 규제 위험도 걷어냈다(제17조의4). 대기업 등 상생형 사업재편 지원기업이 사전에 지원 목적과 대상, 내용, 기간을 인터넷 홈페이지나 언론매체에 공개하면 비계열 중소 승인기업을 지원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제재를 받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 범위에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른 인공지능(AI) 기술을 새로 포함했다(제3조의3). 적용 대상 산업에는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의 주된 산업을 명시해 지역 위기 대응력을 높였다(제3조의5).
2016년 한시법으로 출발해 2024년 상시법으로 전환된 기업활력법은 2023년 말까지 473개 기업의 사업재편을 이끌었다. 이번 하위법령 정비로 선제적 구조조정 지원 체계가 안착하면서 산업 전반의 사업재편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