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국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이나 수출통제 등으로 피해를 본 제조·서비스 기업과 소속 근로자도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피해만 보상하던 종전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거세지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피해 구제 범위를 넓힌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2026년 10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산업통상부령 제00024호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4월 21일 국회를 통과해 공포된 모법(법률 제21569호)의 6개월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하위 규정을 함께 정비했다.
종전 제도 한계 벗어나 '외국통상조치'로 확대
이번 개정의 핵심은 정부 지원 대상이 되는 통상영향의 유형에 '외국통상조치'를 명시한 점이다. 종전 규정은 정부가 체결한 '통상조약 등의 이행'으로 수입이 급증하거나 수출길이 막혀 피해를 본 경우만 지원했다. 개별 국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독자적으로 단행하는 보조금 차별, 품목별 추가관세, 공급망 규제 등으로 타격을 받은 기업은 지원 요건을 맞추기 어려웠다.
개정 시행규칙은 피해 기업 근로자가 고용안정 지원을 신청할 때 쓰는 별지 제7호서식(통상변화대응지원근로자 지정신청서)의 영향 유형란을 '통상조약 등의 이행이나 외국통상조치'로 고쳤다. 상대국의 독자 규제로 고용 위기를 겪는 근로자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지정을 신청해 전직 훈련과 고용유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행정 절차가 열렸다.
매출 5% 이상 감소 기업 대상… 판로개척 지원 신설
법률 제6조에 따라 외국통상조치 영향으로 6개월 이상 매출액이나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한 중소·중견기업은 '통상변화대응지원기업'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지원기업으로 지정되면 종전의 저리 융자와 경영·기술 컨설팅뿐 아니라 법률 제8조에 신설된 전시회·박람회 참가와 국내외 유통망 구축 등 판로개척 지원사업을 묶어 지원받는다.
다만 모든 외국의 수입 규제가 지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 제2조 제1호의2에 따라 산업통상부장관이 외교부장관 및 고용노동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고시한 조치에 해당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나 FTA 규범에 맞춘 반덤핑관세·상계관세 등 합법적 무역구제조치는 원칙적으로 제외된다.
2006년 무역조정 지원에서 진화… 원스톱 창구 가동
이 제도는 2006년 「제조업 등의 무역조정 지원에 관한 법률」로 첫발을 뗀 뒤 2024년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로 이름을 바꿨다. 2008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603개 기업이 1,367억 원 규모의 융자와 컨설팅 혜택을 봤다. 이번 개정으로 다자무역 질서의 빈틈을 파고든 개별국 규제까지 지원 울타리 안에 두게 됐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통상변화대응지원센터에서 신규 외국통상조치 피해 신청을 접수한다. 산업통상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피해 구제 대상이 되는 세부 외국통상조치 목록을 순차적으로 고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