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군인 간 성접촉을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이 헌법재판소에서 네 번째로 합헌 결정을 받았다. 에이즈(HIV) 감염인의 전파매개행위 처벌 규정은 재판관 과반이 위헌 판단을 내렸으나 결정 정족수에 미달해 법률 효력이 유지됐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10월 26일 대심판정에서 군형법 제92조의6 중 '그 밖의 추행' 부분 위헌제청 등 사건(2017헌가16 등)에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같은 날 열린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위헌제청 사건(2019헌가30)에서는 위헌 5인, 합헌 4인으로 위헌 의견이 더 많았으나 위헌 정족수(6인)에 미달해 합헌으로 선고했다.
군형법 추행죄 4번째 합헌 판정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등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합헌 의견을 낸 유남석·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은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 확립이라는 입법목적을 인정했다. 반면 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 재판관은 동성 군인 간의 합의에 따른 성행위까지 형벌로 다스리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2002년, 2011년, 2016년에 이어 이번에도 해당 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대법원은 2022년 4월 전원합의체 판결(2019도3047)에서 "영외의 사적 공간에서 당사자의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성행위는 군형법상 추행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례를 바꾼 바 있어 실무상 적용 범위는 제한적이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선고 직후 "성소수자 간의 합의된 성관계가 국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한다며 편견과 아집을 그대로 드러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에이즈 전파 처벌, 위헌 과반에도 유지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가 정한 전파매개행위 금지 및 처벌 조항은 헌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심판대에 올랐다.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정정미 재판관 등 5인은 감염병 치료 기술 발달과 비삽입 성행위까지 일률 처벌하는 과도함을 들어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형두 재판관 등 4인이 합헌 의견을 유지하면서 헌법상 위헌 정족수(6인)를 채우지 못해 합헌으로 종결됐다.
합헌 의견 재판관들은 처벌 범위를 좁히는 해석 기준을 제시했다. 의학적 치료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 감염인이 상대방에게 이를 알리고 동의를 받아 행위한 경우에는 처벌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국회 직회부 권한쟁의는 모두 기각
국회 상임위원회의 본회의 직회부를 둘러싼 여야 간 권한쟁의 심판도 이날 결론이 났다. 헌재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국회 과방위원장 등을 상대로 낸 방송3법 본회의 부의 요구 무효 확인 청구(2023헌라2)를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기각했다. 국회 환노위원장의 노란봉투법 직회부를 문제 삼은 권한쟁의(2023헌라3)는 재판관 9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안 회부 후 60일 내 심사를 마치지 않아 상임위가 국회법 제86조 제3항에 따라 재적위원 5분의 3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한 절차는 정당하다는 취지다. 아울러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를 떼지 않고 교부하게 한 공직선거법 제158조 제3항 등을 다툰 헌법소원(2022헌마231 등)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및 각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