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교민이 현지에서 법적 분쟁을 겪을 때 소송 대신 공적 조정을 거쳐 신속히 권리를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현지 사법 수요와 한국 관련 분쟁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제도 안착과 전문 인력 양성에 힘을 모은 결과다.
법무부는 캄보디아 법무부와 분쟁 해결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026년 10월 26일 발표했다. 서명식은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차관 체제에서 10월 23일 열렸다. 양국은 조정 등 분쟁해결제도와 상사법원 법제·정책 연구를 함께 추진한다. 공무원과 전문가 역량 강화를 위한 교류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현지 조정인 20명 방한 실무 연수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법무부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캄보디아 국가대체분쟁해결기구(NADR) 소속 조정인 20명을 국내로 초청해 제2차 조정 역량 강화 연수를 열었다. 2024년 1차 연수에 이어 열린 이번 연수에서 현지 조정인들은 조정기법 실습, 조정인 윤리, 국제조정 최신 동향과 국제규범을 집중 학습했다.
연수단은 언론중재위원회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등 국내 분쟁해결 전문 기관을 찾아 한국형 조정 모델의 운영 노하우를 살폈다. 강준하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조정제도의 성패는 조정인의 전문성과 윤리에 달려 있다"며 "이번 연수가 캄보디아 조정인들의 전문성과 실무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건 폭증 속 韓 기업 사법 안전망
이번 협력은 캄보디아 내 사법 접근성을 높이고 현지 진출 한국인의 법적 위험을 덜기 위해 추진됐다. 캄보디아 NADR의 분쟁 접수 건수는 2024년 471건에서 2025년 1,723건으로 늘었고, 2026년 9월 기준 누적 6,161건으로 폭증했다. 한국 관련 현지 분쟁도 2026년 8월 말 기준 188건으로 집계돼 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법원 소송보다 시간과 비용 부담이 적은 공적 조정이 활성화되면, 현지 투자나 계약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 한국 기업과 재외교민이 신속하고 공정한 해결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법원 외 대체적 분쟁해결 제도가 현지에 자리 잡으면서 불필요한 장기 소송전도 줄어들 전망이다.
조정법 제정 지원서 상사법원으로 확대
법무부는 2021년부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캄보디아 분쟁해결제도 법제정비 지원'을 이어왔다. 2023년 현지 NADR 설립을 도왔고, 2025년 12월에는 캄보디아 맞춤형 '조정법' 초안을 마련했다. 현재 캄보디아 법무부는 정식 법률 제정을 목표로 해당 초안을 검토 중이다.
법무부는 캄보디아의 조정법 제정 절차를 끝까지 지원하며, 상사법원 관련 법제 연구와 상사분쟁 해결 분야로 협력을 넓힐 계획이다. 강 국장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양국 간 정책 교류와 전문가 협력을 더욱 활성화해 캄보디아 분쟁해결제도의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