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등 전방 특수위험구역 작전 중 지뢰 폭발 사고를 당한 장병은 북한군 소행임을 직접 입증하지 않아도 일반 공상보다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될 전망이다. 아군 지뢰임이 명백하지 않은 폭발 사고 피해 장병에게 공상이 아닌 전상 장애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입증 책임을 국가로 넘기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 등 10인은 2026년 10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군인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PRC_057F921830B144A6A2760F624143CD)을 발의했다. 이번 법안은 군인사법과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함께 이른바 '지뢰피해군인 전상인정 3법'으로 일괄 제출됐다. 발의에는 임미애·김한규·김주영·안호영·맹성규·이광희·이수진·안도걸·정성호 의원이 동참했다.

종전 실무에서는 전방 작전 중 폭발 사고를 당하더라도 부상 장병 본인이 북한군 소행이라는 물증을 직접 찾아 제출해야 전상(戰傷)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2019년 김포 전방 지역 작전 중 지뢰 폭발로 발을 잃은 군인이 군 당국으로부터 북한군 지뢰 파편을 직접 가져오라는 요구를 받고 증거를 내지 못해 일반 공상(公傷) 판정을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군사기밀과 사고 현장 조사를 군 당국이 독점하는 구조에서 다친 장병에게 증명 책임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이어졌다.

개정안은 DMZ와 민통선 등 특수위험구역 작전 중 발생한 폭발 사고에서 아군 지뢰임이 명백하지 않아 군인사법상 적의 행위로 추정되는 피해 장병에게 전상 장애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현행 군인 재해보상법상 전상 장애보상금 지급액은 일반 업무 중 다친 공상 장애보상금에 비해 약 2.5배 높다. 연계 발의된 군인사법 개정안은 군 당국에 사고 조사와 기록 확보 의무를 지우고 피해 장병을 상대로 한 물증 제출 요구를 금지했다.

과거에 발생한 사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특례 규정도 담겼다.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고 피해자는 법 시행 후 3년 이내에 재심사를 신청해 전상 판정을 다시 받을 수 있다. 함께 발의된 국가유공자법 개정안은 국가보훈부 장관이 부대 기록을 직권 확인해 전상군경 등록과 연계하고 보훈급여금을 최대 5년까지 소급해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이언주 의원은 "국가가 독점한 군사기밀 증거를 다친 장병더러 직접 찾아내 적의 소행을 입증하라는 것은 온당한 국가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피해 군인이 홀로 감당하던 입증 책임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 헌신이 억울하게 외면받지 않도록 부당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발의된 개정안은 국회 국방위원회 등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