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진 전기자동차와 저탄소철강, 백신을 세제 지원 대상에 포함하려던 법안이 발의 이틀 만에 철회됐다. 이어 지원 품목에 지속가능항공유(SAF)까지 추가한 새 법안이 제출되면서 11월 정기국회 세법 심사를 앞두고 세제 지원 대상을 둘러싼 쟁점이 커졌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 등 11인은 2026년 10월 21일 제출했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22012)을 10월 23일 철회했다. 발의자 철회에 따라 본회의 표결은 치러지지 않았다. 안 의원 등은 철회 당일 지원 대상에 지속가능항공유를 추가로 명시한 개정안(의안번호 2222038)을 다시 발의했다.

당초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하고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본뜬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세제개편안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정부안의 공제 대상이 반도체, 이차전지,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핵심소재, 인공지능로봇 부품 등 6대 분야로 한정되면서 제조업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안 의원 등은 법안 제안이유에서 "전기자동차는 중국산 점유율 확대와 해외 이전 우려가 크고, 철강은 공급과잉·탄소규제 속 저탄소 전환이 시급하며, 백신은 이미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돼 있음에도 제외돼 법 체계 일관성에 부합하지 않아 적격품목에 명시적으로 추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와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국내 등록 전기차 가운데 국산차 비중은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48.7%에 머물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2020년 0%였던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년 만에 32.7%로 급증한 영향이다. 미국이 최대 127.5%, 유럽연합(EU)이 최대 45.3%, 인도가 최대 110%의 관세율을 중국산 전기차에 물리는 반면 한국의 관세율은 8% 수준에 그친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전무는 "전기차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일본이 이미 시행 중이고 미국도 보호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현행 구매보조금은 수입 전기차에도 지급돼 산업정책 수단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와 저탄소철강, 백신, 바이오 정유 업계는 공제 범위가 넓어지면 국내 공장 유지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세수 결손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기차에 대당 400만 원 규모의 공제액을 적용할 경우 연간 약 2조 원 안팎의 재정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에 재발의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소관 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는 오는 11월 정기국회 조세소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세법개정안과 의원발의안을 병합해 최종 공제 품목과 규모를 심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