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변경 차량이나 음주 의심 차량을 노려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 75억여 원을 챙긴 사기범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내걸고 공범을 모아 조직적으로 범행한 청년층 가담자가 절반에 육박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 강력범죄수사과는 2026년 6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4개월간 교통사고 보험사기 집중수사를 벌여 2,045건을 적발하고 피의자 911명을 검거해 12명을 구속했다고 10월 27일 밝혔다. 확인된 총 피해액은 75억2,462만 원에 달한다.

적발된 사건 가운데는 고의사고가 1,559건으로 전체의 76.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의 과실 비율이 높다는 점을 악용해 고의로 충돌한 수법이 600건(29.3%)으로 단일 유형 중 최다였다. 이어 사고 내용 조작 336건(16.4%), 가해자와 피해자가 짜고 친 공모 사고 319건(15.6%), 차에 손목 등을 일부러 부딪치는 자해성 사고(손목치기) 209건(10.3%)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고의사고 피의자 가운데 20대(28.9%)와 30대(20.0%) 등 20·30대 청년층이 48.9%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운전자 바꿔치기나 허위 사고 접수 등 사고 조작 범행에서는 30대(9.1%)와 40대(9.5%)의 가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국 시도경찰청별 주요 검거 사례도 나왔다. 대구경찰청은 SNS에 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올려 불특정 다수를 끌어들인 뒤 60차례에 걸쳐 허위 사고를 접수해 보험금 약 3억 원을 편취한 일당 59명을 검거했다. 경남경찰청은 거제 일대에서 법규 위반이나 음주 의심 차량을 표적으로 고의사고를 내 14차례에 걸쳐 1억9,800만 원 상당을 갈취한 22명을 적발해 3명을 구속했다. 충남경찰청은 천안·아산 일대에서 진로 변경 차량을 들이받고 과다 입원하는 수법으로 1억8,000만 원을 가로챈 24명을 붙잡았고, 인천 부평경찰서는 우회전 차량에 손목 등을 부딪쳐 합의금 2,000만 원을 뜯어낸 1명을 구속했다.

과거 지인 간 공모에 그치던 범행은 온라인을 매개로 불특정 청년층을 끌어들이며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현행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제8조는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사기를 알선·유인·권유·광고하는 행위 역시 같은 법 제5조의2에 따라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받는다.

경찰은 일회성 단속을 넘어 일선 경찰서의 교통사고 처리와 시도경찰청의 범죄 정보 분석을 잇는 상시 이원화 단속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고의사고 표적이 돼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렸던 운전자는 경찰 수사로 사기 사실이 입증되면 벌점·범칙금 등 운전면허 행정처분 취소와 부당하게 오른 자동차 보험료 환급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교통사고 보험사기 근절에 수사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수사를 통해 확인된 피해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취소, 할증 보험료 환급 등 피해자 보호조치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