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을 포괄양수도 계약으로 인수한 뒤 전 직원이 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고객 정보를 탈취하고 신규 사이트를 홍보했다면 형사 처벌과 민사상 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도메인과 데이터베이스 등 무형자산 중심의 전자상거래 양수도 거래에서 인증체계 허점을 노린 침해 사고가 잇따르며 법적 책임도 무거워지는 추세다.

피해 양수인은 연예인 관련 온라인 쇼핑몰을 1,800만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도메인, 웹프로그램 소유권, 운영 콘텐츠, 오픈마켓 사업영역, 관리자 프로그램, 기존 회원 인수인계, 호스팅 계약 이전, 포털 명의 이전을 담았다. 아울러 양도인의 국내 동종사업 진행 및 제3자 정보 제공을 금지하는 특약도 명시했다.

신분증 도용해 관리자 권한 탈취

사건은 인수 열흘 만에 벌어졌다. 종전 운영사 직원은 계약 체결 과정에서 확보한 양수인의 개인 신분증 사본으로 포털 본인인증을 통과해 운영자 이메일과 호스팅 사이트 관리자 임시 비밀번호를 재발급받았다. 이어 관리자 계정으로 접속해 회원 전체에게 신규 쇼핑몰 오픈을 알리는 단체 메일을 발송한 뒤 발송 내역을 삭제하고 빠져나갔다.

해당 메일 발송 직후 사이트에는 회원 탈퇴 요청과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양수인은 발송 시각의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호스팅 업체 접속 로그를 역탐지해 전 직원의 무단 침입과 대량 메일 발송 사실을 밝혀냈다. 현재 삭제됐던 발송 메일 원본을 복구해 보관한 상태다.

정보통신망법 침입 및 업무방해 성립

전 직원의 침입 행위는 명백한 형사 처벌 대상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1항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것을 금지하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 역시 시스템의 기술적 보호조치를 직접 해제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식별부호를 부정하게 이용해 접속한 행위는 정보통신망 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2005도870).

타인의 신분증 사본으로 본인인증을 통과한 행위는 주민등록법 제37조 위반이다. 회원정보를 무단 반출해 외부 사이트에 사용했다면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거짓 명의로 시스템 권한을 장악해 고객을 이탈시키고 정상 운영을 방해한 행위에는 형법 제314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

양도인 잠적과 사기죄 성립 요건

양도인의 공모 여부도 핵심 쟁점이다. 양도인은 중국 플랫폼 진출을 이유로 사이트를 매각했으나 매매 직후 1주일 이상 연락을 끊었다. 전 직원이 메일로 홍보한 신규 사이트가 양도인의 중국 플랫폼 메인에 연동돼 있었고, 제3자인 피팅 모델은 초상권을 내세워 기존 상품 사진의 전면 삭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양도인이 처음부터 정상적인 인수인계 의사 없이 매매대금 1,800만 원을 가로채고 회원을 신규 사이트로 빼돌릴 목적이었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받는다. 상법 제41조 제1항에 따른 경업금지의무 위반과 계약 불이행에 대해서는 민법 제390조 손해배상 청구와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이 가능하다.

디지털 영업양수도 보안 주의점

피해자는 피고소인의 성명과 이메일 주소만 알고 있더라도 접속 IP 로그와 메일 복구 내역, 매매계약서를 첨부해 경찰에 고소할 수 있다. 민사상 배상을 청구하려면 집단 탈퇴 회원 수와 일자별 매출 감소 추이를 증빙 자료로 확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쇼핑몰 포괄양수도 계약을 맺을 때 서류 작성에 그치지 말고 호스팅 마스터 계정 이전, 포털 등록 이메일 변경, 2단계 인증 정보 재설정을 계약 당일 즉시 마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종전 운영진의 개별 계정을 전면 삭제하고 모델 사진 등 지식재산권 이용 허락 범위도 서면 계약서 특약으로 구체화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