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거점을 두고 수백억 원을 편취한 해외 피싱 범죄조직이 잇따라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사후 계좌 지급정지에 머물렀던 과거 대응에서 벗어나 메신저 계정을 미리 강제 차단하는 수사 기법을 도입하면서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절반 이하로 줄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은 2026년 10월 29일 피싱 범죄 검거와 사전 예방 분야에서 성과를 낸 우수사례 15건을 선정해 포상금 5,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상은 해외 거점 피싱 범죄조직 검거 9건, 범행 수단 선제 차단 및 피해 구제 2건, 현장 예방 4건으로 구성됐다.

검거 최우수 사례에는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1계 피싱1팀이 선정됐다. 캄보디아에서 로맨스스캠 조직을 운영하며 피해자 243명에게 108억 원을 가로챈 일당 89명을 붙잡아 25명을 구속했다. 중국과 태국, 라오스 등에 콜센터를 두고 수사기관을 사칭해 31억 원을 뜯어낸 조직원 11명을 검거하고 10명을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한 세종경찰청 수사과 강력마약범죄수사대도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태국과 인천 등지에 거점을 둔 5개 피싱 조직원 43명을 붙잡아 30명을 구속했고,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캄보디아 투자사기 조직원 65명을 검거해 범죄수익 5억 8,500만 원을 추징보전했다. 인천 연수경찰서 지능팀은 베트남 거점 소상공인 노쇼사기 조직원 29명을 적발하는 등 범죄 수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이번 성과는 단순 전화 금융사기를 넘어 친분을 사칭하는 로맨스스캠이나 투자리딩방 등 신종 비대면 범행이 확산하자 선제 차단체계를 구축한 결과다. 통합대응단 데이터분석담당관실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주요 메신저 기업과 공조해 피싱 의심 계정 6만 1,435건과 대화방 9,385건을 사전에 차단하고 가짜 피싱 사이트 575건을 폐쇄했다. 범죄 노출 우려자에게 경고 문자 5만 3,642건을 발송하고 3,303건의 전화 안내를 진행해 27억 6,0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미리 막았다.

이 같은 전방위 대응에 힘입어 2026년 1~9월 전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9,33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2% 줄었다. 같은 기간 피해액 역시 전년 동기 9,867억 원에서 4,196억 원으로 57.5% 급감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 특별한 성과를 거둔 경찰관들을 적극 발굴·포상하고, 검거와 예방을 아우르는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이번 우수사례를 전국 시도경찰청에 전파하고 동남아 현지 법집행기관과의 공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