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 협의이혼 절차를 마쳤더라도 주거를 합쳐 부부 생활을 지속해 왔다면 사실혼 파탄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가 가능하다. 법원은 이혼 전후 생활공동체의 실질이 단절 없이 이어졌다면 이전 법률혼 기간에 함께 형성한 재산까지 모두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본다.
민법 제839조의2가 규정한 재산분할청구권은 부부의 생활공동체 청산이라는 성격에 따라 사실혼 해소 시에도 유추적용된다(대법원 94므1379 판결). 협의이혼 당시 별도의 재산분할 정산이나 포기 약정을 하지 않은 채 사실혼 생활을 유지해 왔다면, 최종 파탄 시점에 이르러 이전 법률혼과 사실혼 전 기간에 걸쳐 쌍방의 협력으로 모은 재산을 정산할 수 있다(대법원 99므1855 판결).
단순 동거와 사실혼 가르는 입증 기준
소송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쟁점은 단순한 동거가 아닌 사실혼 관계의 성립 여부다. 법적 부부와 동일한 권리를 인정받으려면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 혼인의사가 존재하고 객관적으로 사회관념상 가족질서 관점에서 부부공동생활의 실체를 입증해야 한다.
이를 증명하려면 동일 주소지 주민등록 전입 기록, 생활비와 주거비용을 공동으로 지출한 통장 거래 내역, 가구 구입과 대출금 상환 기록 등이 핵심 자료로 쓰인다. 양가 경조사 참석 내역이나 가족 간 호칭 등 사회적 실질을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도 필요하다.
재산분할 기여도 산정과 주의점
분할 대상은 일방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뿐 아니라 채무를 공제한 부부 쌍방의 순재산이다. 기여도는 소득 활동 여부와 가사노동 분담, 자녀 양육, 동거 기간 등을 종합해 산정한다. 장기간 혼인과 사실혼을 합쳐 20년 이상 공동생활을 유지한 경우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절반 수준에 이르는 기여도가 인정되기도 한다.
다만 청구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른 2년의 제척기간은 문자 통보나 내용증명 발송 같은 재판 외 권리행사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사실혼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안에 반드시 법원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해야 하는 출소기간이다(대법원 2023므11819 판결).
상대방이 사실혼 관계 자체를 부인하며 단순 거주 편의에 불과했다고 주장할 경우, 협의이혼일로부터 2년이 지나 청구 자체가 각하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관계 정리와 동시에 혼인의 실체를 입증할 서류를 확보하고 기한 내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