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관청의 사업계획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회원 모집률이 28.4%에 불과한 민간임대아파트를 ‘마감임박’이라고 홍보한 시행사가 경쟁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인허가 전 예비 임차인을 먼저 모아 사업비를 조달하는 협동조합형 민간임대주택 사업에서 핵심 위험 요인을 숨기고 계약을 유도한 행위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기 남양주시 민간임대아파트 ‘메르디앙 더 퍼스트’ 시행사인 해성산업개발의 부당한 광고행위에 시정명령(행위중지명령)과 법 위반 사실 공표명령을 부과했다고 2026년 10월 26일 밝혔다(2025서감1554, 의결 제2026-206호). 위원회는 앞서 10월 7일 이 사건을 의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성산업개발은 2024년 11월부터 주택홍보관, 인터넷 블로그, 유튜브, 현수막 등을 이용해 예비 임차인(회원)을 모집하면서 관할청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사업계획이 확정·승인된 것처럼 광고했다. 현행 주택법 제15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에 따라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려는 사업자는 관할 관청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성산업개발은 적발일인 2025년 9월 12일 기준 예상 가구 수 783가구 가운데 실제 모집된 회원이 222명(28.4%)에 그쳤음에도 유튜브와 블로그, 현수막 등에 ‘마감임박’이라고 표기해 광고했다. 공정위는 낮은 모집률을 숨기고 ‘마감임박’으로 부풀린 행위에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거짓·과장 광고 금지 규정을 적용했다. 인허가 미승인 사실을 은폐해 승인이 확정된 것처럼 오인하게 한 행위에는 같은 항 제2호의 기만적 광고 금지 규정을 적용했다.
일반 아파트 분양은 관할청의 사업계획 승인 이후 수분양자를 모집하지만, 이 사업은 인허가 전에 예비 임차인을 먼저 모집해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을 취했다. 땅집고와 부산일보 등에 따르면 회원들이 납부한 계약금·중도금 등 출자·회비를 건설 사업비로 충당하며 준공 후 10년 거주 뒤 분양전환을 받는 조건이어서,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면 건축 착수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
다만 해성산업개발은 함께 적발된 다른 업체들과 달리 통지명령과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중부매일과 뉴스후플러스에 따르면 심의 전인 4월 29일 관할청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취득해 미승인 상태가 해소된 점이 참작돼 통지명령이 빠졌다. 뉴스핌에 따르면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계약자(회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우려 등이 고려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해성산업개발 외에도 유사한 수법으로 소비자를 속인 시행사 3곳이 함께 적발됐다. 경기 광주시 ‘드림시티’ 시행사인 드림하우징은 2025년 6월 10일 기준 예상 세대수 1,902가구 중 모집률이 32.2%(613명)에 불과했으나 ‘마감임박’ 광고를 했고, 과거인 2026년 2월 시정명령을 불이행해 법인과 대표자가 검찰에 고발됐다. 대전 중구 ‘벽산블루밍’의 베네치아(2025년 10월 17일 기준 예상 301가구 중 모집률 33.6%·101명, ‘마감임박’ 광고)와 경기 고양시 ‘일산 더 센트럴’·‘대우엘크루’의 에이엠디(사업계획 미승인 사실 누락)는 기존 회원 대상 통지명령을 포함한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받았다.
잇따른 피해 우려에 따라 제도적 차단 장치도 마련됐다. 에너지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9월 개정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7년 3월 9일부터는 민간 시행사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임대사업자 등록과 사업계획 승인에 기반한 임대주택 공급 신고를 거치지 않고 회원을 모집하는 행위 자체가 전면 금지된다. 법 시행 전까지는 가입 희망자가 광고의 ‘마감임박’ 문구에 의존하지 말고 관할 지자체에 실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간임대아파트 등 부동산 건설사업 과정에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반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