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출과 지인에게 빌린 돈, 통신비와 세금 체납까지 겹쳐 개인회생을 고민하는 채무자라면 신청서를 내기 전에 본인의 재산(청산가치)과 생계비 공제 항목부터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소득과 채무가 같더라도 부양가족 인정 여부, 면제재산 신청, 퇴직급여 유형 확인에 따라 매달 갚아야 하는 변제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 제1호에 따르면 개인회생은 담보부 채무 15억 원 이하, 무담보 채무 10억 원 이하를 부담하는 급여소득자나 영업소득자가 신청할 수 있다. 정직원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 일용직,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 지속적인 소득이 있고 채무 총액이 보유 재산가치보다 많다면 신청 자격이 있다. 법원에 신청서를 접수하면 통상 7~10일 이내에 채권자의 추심과 압류를 막는 금지명령이 내려진다.
변제금을 정할 때 핵심이 되는 가용소득은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뺀 금액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 제4호 다목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 공표된 최저생계비와 채무자 및 피부양자 수, 거주지역 등을 고려해 법원이 생계비를 정하도록 규정한다.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거나 65세 이상 무소득 부모를 실질적으로 부양한다면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생계비 공제 폭을 넓힐 수 있다. 월세 거주자는 월세 일부를 추가생계비로 신청해 월 변제금을 낮출 수 있다.
청산가치에서 제외되는 면제재산 한도는 법령 개정으로 확대됐다. 종전에는 6개월분 최소 생활비 면제재산 상한이 1,110만 원 정액으로 묶여 물가 변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법무부는 2024년 6월 4일 국무회의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6조 제2항을 개정해 면제재산 상한을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40%에 6을 곱한 금액으로 바꿨다. 정률제 개편 직후인 2024년 기준 한도는 1,375만 원으로 종전보다 약 265만 원 올랐으며, 해마다 고시되는 기준 중위소득에 자동 연동된다.
직장인 채무자는 재직증명서나 예상 퇴직금 확인서를 낼 때 본인의 퇴직급여 형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반 퇴직금은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2분의 1만 압류가 금지되므로 나머지 50%는 청산가치에 반영된다. 반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 제1항과 대법원 판례(2013다71180)에 따라 확정기여형(DC)·확정급여형(DB) 등 퇴직연금 급여를 받을 권리는 전액 압류가 금지돼 청산가치 산입에서 모두 빠진다.
배우자 명의 재산도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재산에 합산되지 않는다. 과거 법원 실무는 배우자 재산의 절반을 채무자 청산가치에 일률적으로 넣었다. 그러나 민법 제830조 제1항의 부부별산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은 2020년 11월 23일 실무준칙 제406호를 제정해 명의신탁이나 부인권 대상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배우자 재산을 청산가치에 넣지 않도록 명문화했다.
충청남도 및 대전 지역 거주·근무자가 접수하는 대전지방법원 역시 부부별산제를 적용하지만, 재산 형성 과정과 자금 사용처 심사는 까다로운 편이다. 블랙스톤 법률사무소 이승진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도산전문변호사는 “대전지방법원은 서울 등 수도권 회생법원과 달리 30만 원 이상의 계좌 거래 내역 소명 및 배우자의 재산·소득 전체에 대한 소명 요구 등 보정 권고가 상대적으로 엄격하므로 초기 서류 구비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지인 간 차용금이나 주식·가상자산 투자 손실이 있는 경우에도 사전 소명 준비가 결과를 가른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린 비금융권 채무도 포함해 신청할 수 있으나 차용증, 계좌이체 내역, 이자 지급 기록 등 객관적 증빙을 갖춰야 채무로 인정받기 수월하다. 최근 채무에 주식, 코인, 도박 등 사행성 항목이 있다면 신청 자체가 기각되지는 않더라도 투자 손실금이 청산가치에 반영돼 원금 감면 폭이 줄어들 수 있다. 초기 단계부터 거래 내역과 사용처를 투명하게 정리해 법원의 보정명령에 대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