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경북 예천군 수해 복구 지원 도중 발생한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으로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에게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됐다. 군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넘어간 상태였더라도 상급 지휘관이 무리한 수색을 지시·독려했다면 현장 지휘관들과 함께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026년 10월 27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과 현장 지휘관들, 특별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2026도13393). 함께 재판을 받은 박상현 전 7보병여단장과 최진규 전 11포병대대장은 금고 1년 6개월, 이용민 전 7포병대대장은 금고 10개월을 확정받았다. 장수만 전 7포병대대 본부중대장에게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사실관계

해병대 제1사단 예하 제2신속기동부대 및 포병여단 대원들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 대원들은 급류가 흐르는 하천 바닥에서 구명조끼 등 필수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색하다 지반 침하로 물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채 상병이 숨지고 동료 대원 1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상해를 입었다.

사고 당시 작전통제권은 합동참모본부 명령에 따라 육군 제50사단으로 넘어가 있었다. 하지만 원소속 부대 지휘관이던 임 전 사단장은 현장 복장과 수색 방식을 세부 지시하며 수색을 독촉했다. 순직해병 특검법에 따라 출범한 특별검사는 임 전 사단장을 비롯한 지휘라인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명령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원심 판단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2025고합1510)과 2심인 서울고등법원(2026노1233)은 피고인들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채 상병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색 현장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입수를 지시하거나 묵인한 지휘라인 전원에게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상)의 공동정범(형법 제30조) 책임을 물었다.

다만 하급심은 임 전 사단장이 작전통제권 이양 뒤 작전 지속을 지시한 행위 가운데 일부 명령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실제 작전통제권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유무죄로 판단했다. 업무상과실로 지적된 공소사실 중 일부도 무죄로 보았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에 군형법상 명령위반죄 및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성립, 공동정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평시 대민지원 작전에서 사단장급 지휘관이 안전관리 소홀로 징역 3년 실형을 확정받은 것은 군 사법 역사상 드문 사례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채 상병 순직에 직접적인 안전과실 책임을 진 현장 지휘부 5명의 형사재판은 매듭지어졌다. 다만 특검이 별도로 기소한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건과 위증 혐의 재판 등은 하급심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