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홈쇼핑 사업자가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육성하는 계획을 제출하고 이행하면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비율을 최대 10%포인트(p)까지 낮출 수 있다. 양적 편성 강제에서 벗어나 신규 중소기업 유입과 실질적인 판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전체 중소기업 방송 총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위원장 김종철)는 2026년 10월 28일 제46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상품 발굴·육성 가이드라인’ 제정안과 ‘데이터홈쇼핑 개념 및 범위에 관한 법적기준’ 개정안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회의 접수 당일인 10월 28일부터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5월 정부가 발표한 ‘홈쇼핑 상생·활력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그동안 정부는 방송법 제9조의3(텔레비전방송채널사용사업의 승인 등)과 제70조(채널의 구성과 운용) 및 동법 시행령을 토대로 홈쇼핑 사업자에게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을 일괄 강제해 왔다. 이 때문에 방송 적합성이 검증된 일부 중소기업 상품에만 편성이 쏠리고 신규 기업의 진입이 정체된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데이터홈쇼핑 역시 화면의 절반 이상을 데이터 영역으로 채우도록 묶여 있어 고화질 영상 시청 흐름을 방해하고 화면 구성 자율성을 제약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 가이드라인은 홈쇼핑 사업자의 중소기업 지원 활동을 상품 발굴·육성, 판매기회 확대, 판로확대 등 3개 유형으로 나누고 자금 및 거래 부담 완화 지원을 병행하도록 체계화했다. 방송 최소 요건을 갖춘 초기 중소기업 상품에는 추첨제 등 별도 운영 방식을 도입해 신규 진입 문턱을 낮췄다.

핵심은 규제 완화 인센티브다. 공영홈쇼핑을 제외한 홈쇼핑 사업자가 중소기업 상품 발굴·육성 계획을 제출해 적정성 평가를 통과하면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을 8%p 인하받는다. 정액수수료방송 운영 비율도 조정받을 수 있다. 이후 이행 실적 점검에서 우수 사업자로 선정되면 편성비율을 2%p 추가로 낮춰 최대 10%p까지 완화 혜택을 주고, 우수 사업자 홍보와 실적 점검 간소화도 제공한다. 반대로 계획대로 발굴·육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완화된 비율을 원상복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함께 개정된 ‘데이터홈쇼핑 개념 및 범위에 관한 법적기준’은 데이터홈쇼핑 최초 화면에서 데이터 영역이 차지해야 하는 비율을 종전 5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25%p 낮췄다. 사업자는 화면의 최대 75%까지 영상으로 구성할 수 있어 일반 TV홈쇼핑에 준하는 시각적 연출과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홈쇼핑이 중소기업에 단순히 판매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발굴·육성과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관련 규제를 합리화하고 중소기업 및 홈쇼핑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의무 편성비율 인하로 중소기업에 보장되던 전체 방송 노출 시간이 줄어들어 기존 입점 기업 간 시간대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스트레이트뉴스 국정감사 보도에 따르면, 이훈기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 2026년 재승인을 받은 12개 홈쇼핑 채널의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 목표 평균은 전년 70.9%에서 61.2%로 9.7%p 낮아졌다. 판매수수료율 목표 평균은 31.7%에서 34.5%로 2.8%p 높아졌다. 이 의원은 방미통위의 규제 완화 기조를 두고 “타당한 근거가 없다면 사실상 후퇴 허가증”이라며 “중소기업 상품의 방송 기회와 직매입 규모는 줄이면서 중소기업이 부담할 수수료율 상한만 높였다”고 지적했다.

방미통위는 향후 각 홈쇼핑 사업자로부터 중소기업 상품 발굴·육성 계획을 제출받아 적정성을 검토한 뒤 편성비율 조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사후 이행 실적 점검을 거쳐 추가 인센티브 부여나 불이행 시 비율 환원 절차를 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