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에게 고수익과 원금 확대를 약속받고 가상화폐 투자금을 건넸다가 연락이 끊겼다면 형사 고소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처음부터 돈을 돌려주거나 실제 투자할 의사 없이 자금을 가로챘다면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국회 박수민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5년 가상자산 불법행위 검거 건수는 총 3,373건(검거 인원 1,682명)에 달한다. 2021년 235건과 비교해 5년 사이 약 14배(1,335.3%) 급증한 수치다. 전체 검거 건수 가운데 투자사기가 3,105건으로 92.1%를 차지했고, 유사수신·다단계가 252건(7.5%)으로 뒤를 이었다. 2025년 기준 피해자는 4,058명, 전체 피해액은 4,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상화폐 대리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잠적한 사안에서는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상 사기죄를 가르는 기준이 쟁점이 된다.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코인 투자를 집행했으나 시세 폭락으로 손실이 났을 뿐이라고 주장하면 사기죄의 고의를 입증하기 까다로워진다. 대법원은 투자 명목 사기 사건에서 기망행위 여부는 거래 당시의 구체적 사정,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사업 성공 가능성 등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2011도8829). 확실한 변제 의사나 약속 기일 내 변제 능력이 없으면서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해 돈을 받았다면 편취의 고의가 인정된다(2017도20682).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사기죄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 처벌받는다. 인허가나 등록 없이 원금 이상 지급을 약정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조달했다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김민규 변호사는 네이버 지식iN 법률상담에서 “상대방이 가상화폐 투자 명목을 내세웠더라도 실제로는 개인적으로 사용했는지, 허위 수익 약속을 했는지, 반복적으로 자금을 요구했는지 같은 사정이 있으면 사기 정황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금내역, 계좌정보, 문자와 메신저 대화, 수익 약속 내용, 자금 사정을 알고 접근한 정황, 연락두절 시점 등을 빠짐없이 정리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며 “고소장에는 언제 어떤 말로 투자를 권유받았는지와 어떤 이유로 속았다고 보는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사당국과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관련 사기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025년 2월 27일 임시조직이던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을 정식 직제인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로 확대 개편했다. 합수단은 2023년 7월 26일 출범 이후 2025년 2월까지 가상자산 범죄 사범 74명을 입건(25명 구속)하고 범죄수익 849억 원을 압수, 712억 원을 몰수·추징보전했다. 금융위원회도 2024년 7월 19일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 2주년인 2026년 7월 20일을 기준으로 삼아 불공정거래 등 40여 건의 조사를 마쳤다. 이 가운데 30여 건은 수사기관에 고발·통보 조치했다.
가상화폐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 자격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및 제19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된다. 피해가 발생했다면 사기 사건과 가상자산 분쟁 경험이 있는 형사 분야 변호사와 사실관계 및 입증 자료를 검토해 신속히 고소 절차를 밟는 편이 유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