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복잡한 추가 요건 없이 영국으로 개인정보를 이전할 길이 열린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10월부터 영국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 보호 수준 동등성 인정 여부를 본격 검토한다고 10월 1일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8 제1항 제5호에 따른 동등성 인정은 상대국의 개인정보 보호체계와 정보주체 권리 보장 수준 등을 종합 평가해 한국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보호가 이뤄진다고 인정하는 제도다. 동등성 인정이 결정되면 개별 동의나 별도 인증 등 추가적인 국외이전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해당 국가로 개인정보를 이전할 수 있다.

영국의 동등성 인정 추진은 2025년 9월 유럽연합(EU) 27개국과 유럽경제지역(EEA) 3개국에 대한 최초 동등성 인정 결정에 이은 두 번째 사례다. 영국은 2022년 12월 한국에 대한 적정성 결정을 채택해 영국에서 한국으로의 데이터 이전을 허용했으나, 한국에서 영국으로 이전할 때는 별도 요건이 요구되는 일방향 구조가 이어져 왔다.

개인정보위는 산업계와 연구계 의견을 수렴한 뒤 2026년 8월과 9월 두 차례 국외이전 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영국을 차기 검토 대상국으로 확정했다. 경제·디지털 분야 협력 관계, 개인정보 보호 법제의 유사성, 상대국의 협력 의지와 상호주의 취지를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앞으로 개인정보위는 영국의 개인정보 보호 법제와 독립적 감독·집행 체계, 정보주체의 권리보장 및 피해구제 절차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앞서 한-EU 상호 동등성 인정 결정 당시 중장기 무역 규모가 최대 329억 달러(약 47조 원) 늘어나는 경제적 효과가 예측된 만큼 영국과의 동등성 인정도 양국 데이터 교류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동등성 인정이 이뤄져 국외이전 요건이 면제되더라도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요건과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 등 국내법상 일반적인 법적 의무는 그대로 지켜야 한다. 최종 동등성 인정 여부는 향후 실무 평가와 개인정보위 전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EU와의 상호 개인정보 이전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유지한 데 이어 영국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면밀히 검토해 원활한 데이터 이전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기업, 공공·연구기관 등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글로벌 데이터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