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명이 가입하고 선수금 규모가 11조3,000억 원에 달하는 상조 시장과 다단계·방문판매 업계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이 촘촘해진다. 소비자가 낸 상조 선수금을 투명하게 확인하는 정보시스템 운영 근거와 함께 특수거래 분야 법 위반을 전담 조사·처분하는 조직 권한이 직제 규칙에 정식 반영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총리령 제02159호)을 2026년 9월 30일 공포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정은 선불식 할부거래 정보시스템을 도입하도록 개정된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의 후속 조치이자 시장감시국 특수거래감시팀의 분장사무를 명확히 하고자 이뤄졌다.

소비자정책국, 상조 정보시스템 통합 관리

개정 규칙은 소비자정책국 특수거래정책과의 분장사무로 '선불식 할부거래 정보시스템의 운영 및 관리'(제10조제6항제17호)를 신설했다. 상조 등 선불식 할부거래 정보의 통합 제공을 규정한 할부거래법 제27조의4 신설에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상조업체의 등록 현황과 재무정보, 부당행위 이력은 물론 소비자의 계약체결일, 실제 납입 선수금 내역, 선수금 예치 기관(지급의무자), 소비자피해보상 절차 등을 통합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을 직접 운영한다. 가입자가 자신의 선수금 예치 현황과 계약 상태를 직접 조회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셈이다.

특수거래감시팀, 방문판매법 조사·처분 전담

시장감시국 특수거래감시팀의 집행 권한도 구체화됐다. 개정 규칙 제11조제9항제1호의2는 2026년 10월 1일부터 시행되며,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항의 조사, 시정조치, 영업정지, 등록취소, 과징금 부과 및 이행 확인'을 특수거래감시팀의 고유 분장사무로 규정했다.

종전에는 약관특수거래과에서 약관 심사와 함께 상조·다단계 등 특수거래 감시 업무를 병행했다. 공정위는 성격이 다른 업무가 몰려 과중했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약관심사과와 특수거래감시팀으로 조직을 분리·신설한 데 이어 이번 개정으로 방문판매법 집행 권한을 명문화했다. 특수거래 감시와 신규 업무 수행을 위해 본부 7명, 지방공정거래사무소 9명 등 총 16명의 임기제 공무원 증원도 뒷받침됐다.

업계 긴장 속 집행력 강화 전망

직제 정비로 상조업체와 다단계·방문판매업체의 선수금 미예치, 미등록 영업, 부당행위 등을 향한 조사와 처분 집행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법 개정 과정에서 (사)한국상조산업협회는 "소비자 보호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조항은 자본 운용과 경영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해 중소 상조회사의 경영 안정성과 존속 가능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서는 "금융사에 준하는 규제안이지만 건전한 선수금 운용을 유도할 자산 건전성 관련 규제가 빠진 점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