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던 중소 하도급업체들이 받지 못했던 공사·납품대금 289억 원을 돌려받았다. 원사업자인 대기업들도 협력사의 명절 상여금 지급과 재무 부담 완화를 돕기 위해 2조 2,000억 원이 넘는 하도급대금을 명절 전에 조기 집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8월 5일부터 9월 23일까지 50일간 전국 12곳에 '미지급 하도급대금 해결센터'를 운영한 결과, 173개 중소 하도급업체가 밀린 대금 289억 원을 받도록 유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추석 명절 미지급 대금 해결 실적인 232억 원보다 24.6% 증가한 수치다. 상담 건수 역시 지난해 193건 대비 75% 늘었다.

해결센터는 공정위 본부와 6개 지방사무소를 비롯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건설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설치됐다. 공정위는 이번 추석을 앞둔 9월부터 기존 '명절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의 명칭을 '명절 미지급 하도급대금 해결센터'로 바꿨다. '신고'라는 단어가 주는 제재 이미지를 덜어내, 거래 단절 등 보복을 우려해 접수를 주저하던 중소 수급사업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장에서는 정식 조사와 제재에 들어가기 전, 상담 단계에서부터 원사업자에게 법정 의무를 알리고 자진 지급을 설득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실제로 아파트 신축공사 중 타일공사를 끝내고도 대금을 받지 못했던 한 하도급업체는 해결센터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3조를 안내하고 독려한 끝에 미지급 대금 5억 700만 원을 전액 받았다. 발주자가 조경공사 대금을 직접 주지 않아 분쟁이 일어났던 현장에서도 분쟁조정을 거쳐 4억 3,446만 2,000원을 지급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주요 대기업들의 하도급대금 조기 지급 협조도 이어졌다. 공정위가 명절 전 자금 집행을 요청하자 108개 기업이 협력업체 1만 6,175곳에 2조 2,359억 원 규모의 대금을 추석 연휴 전에 앞당겨 지급했다.

공정위는 이번 운영 기간 접수된 사안 가운데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인 법정 하도급대금 지급기한을 넘긴 원사업자에게 지연이자를 포함해 신속히 자진시정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자진시정에 응하지 않는 원사업자는 현장조사를 거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