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외주 개발 과정에서 최종 납품 기한이 남았는데도 발주자가 중간 시정요구를 이유로 계약 해제를 통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계약상 완료 시한 전 이뤄진 일방적 해제 통보는 부적법하며, 오히려 발주자가 기성 대금과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짚었다.
최근 1,5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규모의 애플리케이션·웹 개발 계약을 체결한 프리랜서 A 씨는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전체 개발 기간은 8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 12주 일정이었으나, 발주자는 9월 23일 14일간의 시정요구를 보내며 10월 7일까지 최종 완성을 요구했다. 발주자는 중간 확인을 거절하고 2·3단계 기성 대금 300만 원 지급도 거부한 채 계약 해제와 착수금 반환, 이행보증보험 청구를 예고했다.
A 씨는 웹 실서버에서 인공지능 분석과 견적, 테스트 결제 등 주요 프로세스를 구축했으나 결제 대행(PG)과 문자 발송, 인공지능 연동에 필요한 발주자 명의 계정 키를 받지 못했다. 일부 보고 누락과 모델 불일치 등 실수가 있었지만, 필수 외부 계정이 제공되지 않아 정식 운영 환경 구축이 지연된 상태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최종 기한(11월 2일) 이전의 해제 통보는 이행지체에 따른 법정해제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발주자 스스로 시정요구서에 "최종검수·인수인계 완료 의미가 아님"을 적시했으면서 10월 7일을 최종 납기로 삼는 행위는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 원칙 및 금반언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발주자가 결제나 문자 발송용 외부 계정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는 도급계약상 도급인의 협력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민법 제536조에 따라 도급인이 협력의무를 다하지 않아 생긴 지연은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으로 볼 수 없다. 수급인에게는 지체 책임 면책과 동시이행항변권이 인정된다.
부적법한 해제 통보는 민법 제673조에 따른 도급인의 임의해제로 전환된다. 대법원 판례(2000다37296)를 보면 도급인이 중도에 계약을 임의 해제할 경우 수급인이 이미 지출한 비용과 일을 완성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이행이익)을 합한 손해 전액을 배상해야 하며 과실상계도 주장할 수 없다.
대법원은 소프트웨어 개발·제작물공급계약에서 완성도가 약간의 보완을 거쳐 업무에 쓸 수 있는 수준에 이른 경우 기성고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95다7932). 수급인은 내용증명으로 해제의 부적법성을 밝히고 잔여 개발 이행 의사를 공식 통보해야 한다. 미지급 기성 대금은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 소프트웨어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으로 청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