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를 둘러싼 자극적인 음모론과 영상이 번지면서 법적 책임 문제가 떠올랐다. 특히 살아 있는 인물을 향한 허위 주장을 두고 '사자(死者)명예훼손죄' 적용이 가능한지 묻는 혼선까지 빚어져 정확한 법률 요건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는 방탄소년단(BTS) 뷔(V)가 암살자들을 목격했다는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의가 접수됐다. 온라인 공간에서 자극적인 루머가 퍼지자 피해 대상과 죄명의 적용 범위를 혼동한 질문이 이어진 것이다.
사망자 한정된 '사자명예훼손'…생존자는 형법·정통망법 적용
법조계는 사자명예훼손죄와 일반 명예훼손죄의 적용 대상이 명확히 구분된다고 선을 그었다. 형법 제308조가 규정하는 사자의 명예훼손은 이미 사망한 사람에 대해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을 때만 성립한다. 진실한 사실을 알린 경우에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며,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김태현 변호사는 "사자명예훼손죄는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만 적용되므로, 살아 있는 인물의 경우에는 일반 명예훼손죄가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김선호 변호사(법무법인 강현) 역시 "'뷔가 암살자들을 봤다'는 말 자체가 특정 망인을 지칭하지 않는 이상 사자명예훼손에는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만약 영상이 특정 사망자를 지목해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면 사자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고, 지목된 생존인에게는 형법 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허위사실 유포, 최대 징역 7년…단순 전달자도 위험
현존하는 인물에 관한 허위 루머를 온라인상에 퍼뜨릴 경우 형법상 명예훼손을 넘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된다.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보다 처벌 수위가 무겁다.
소송 절차와 고소권자 범위에서도 차이가 난다. 형법 제312조와 형사소송법 제227조에 따르면 사자명예훼손죄는 유족인 친족이나 자손만이 고소할 수 있는 친고죄다. 반면 생존 인물을 향한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돼 있다.
법조계는 출처가 불분명한 자극적 영상을 무단으로 재게시하거나 전파하는 일반 이용자도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주장을 확산하거나 재게시하는 과정에서 동일한 표현을 반복하면 유포자 본인 역시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