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과태료와 세금을 상습적으로 내지 않고 운행해 온 차량들이 전국 도로 길목에서 적발됐다. 과태료를 장기간 체납한 차주는 현장에서 번호판이 영치될 뿐 아니라, 실제 운전한 사실이 확인되면 범칙금 전환과 함께 벌점이 부과돼 면허 취소 처분까지 받게 된다.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 교통안전과와 행정안전부, 한국도로공사,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2026년 10월 15일 전국 주요 고속도로 요금소 9곳과 도심 주요 길목에서 체납 차량 합동단속을 벌였다. 단속에는 경찰관 331명, 행안부와 지방정부 세무공무원 1,273명, 도로공사 직원 95명 등 총 1,699명이 투입됐다. 단속반은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체납 차량의 이동 경로와 운행 유형을 사전에 분석한 뒤 경기 구리남양주, 강원 홍천, 충북 서청주 요금소 등에 배치돼 '체납 차량 자동 판독장치'를 활용해 차량을 적발했다.

하루 만에 2,023대 적발… 번호판 1,946개 영치

단속 결과 행정안전부와 지방정부 집계 기준으로 자동차세와 과태료 등을 내지 않은 체납 차량 총 2,023대가 적발됐다. 체납액은 약 13억 8,000만 원 규모이며, 단속반은 현장에서 번호판 1,946개를 영치했다. 경찰과 도로공사의 단속 지점에서는 과태료 체납 차량 544대(3,636건, 2억 6,987만 9,270원)와 고속도로 통행료 체납 차량 77대(4,940건, 8,650만 원) 등 총 621대(3억 5,637만 9,270원)가 단속됐다.

과태료 버티면 범칙금 전환… 벌점 쌓여 면허 취소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55조에 따르면 자동차 관련 과태료 체납액이 30만 원 이상이고 체납 기간이 60일을 넘기면 행정청은 번호판을 영치할 수 있다. 자동차세를 2회 이상 내지 않은 차량 역시 지방세징수법 제48조에 따라 번호판이 영치되며, 체납액을 치르지 않으면 강제 견인돼 공매 처분된다.

단속 과정에서 소유자가 직접 운전한 사실이 밝혀지면 제재는 더 무거워진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기존 과태료 처분을 통고처분(범칙금)으로 전환하고 운전면허 벌점을 부과한다. 실제로 2026년 1월부터 9월까지 과태료에서 범칙금으로 전환된 866건 가운데 13건은 운전면허 정지, 6건은 운전면허 취소 처분으로 이어졌다. 소유권 이전 등록을 하지 않고 운행하는 불법 명의 자동차(대포차)는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유료도로 통행료를 상습 미납하면 형법상 편의시설부정이용죄가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누적 체납액 1조 돌파… 연말까지 집중 추적

관계기관이 대규모 길목 단속에 나선 배경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과태료가 자리 잡고 있다. 교통 과태료 누적 체납액은 2025년 말 1조 1,447억 원에서 2026년 9월 말 1조 522억 원으로 848억 원(7.4%) 줄었으나 여전히 1조 원대를 웃돈다. 경찰은 지난 8월 신규 채용된 체납관리관 54명과 기존 인력 486명을 합쳐 시·도경찰청별 '합동 추적징수팀'을 꾸리고 징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2026년 1~9월 번호판 영치 차량은 13만 7,282대로 2025년 같은 기간(8만 277대)보다 71.0% 늘었다.

고평기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앞으로도 상습·장기 체납자에 대해서는 철저히 추적하여 엄정하게 대응하겠으며,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체납자에 대한 면밀한 실태확인 및 관리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송경주 행정안전부 지방재정경제실장도 "성실 납세자가 대우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조세 정의의 출발점이며, 앞으로도 경찰청, 한국도로공사, 지방정부 등과 협력해 강력한 징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지방정부는 이번 합동단속을 시작으로 2026년 12월 말까지 '하반기 체납액 일제 정리 기간'을 운영한다. 아파트 단지 주차장과 상가 밀집 지역에서 야간과 새벽 시간대 번호판 영치를 이어가고, 예금·급여·가상자산 압류와 출국금지 요청을 병행할 계획이다. 다만 생계유지에 필수적인 화물차나 승합차에는 현장 영치 대신 분할 납부를 안내하는 유예 조치를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