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전망과 인공지능(AI) 인프라 산업의 불확실성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금융당국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금융위원회는 허위 풍문 유포와 시세조종, 불법 공매도 등 시장교란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대응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10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연구원, 한국금융투자협회 및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관기관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 확대, AI 및 반도체 업종 투자·수익 전망 불확실성, 국제유가 상승 등이 겹쳐 국내 증시가 크게 요동친 직후 소집됐다. 10월 15일 코스피는 8% 이상 급락해 5,500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참석자들은 국내외 시장 여건을 점검한 뒤 기초체력과 비교해 시장 반응이 과도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방산·조선 등 주력 산업 실적이 양호하고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금융기관 건전성이 견조한 만큼 중장기 가치를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불안을 틈탄 불법행위에 강력한 법 집행을 예고했다. 자본시장법상 금지된 시세조종행위(제176조), 시장질서 교란행위(제178조의2), 무차입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제180조)를 합동 단속하고 기획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거래소는 유관기관 공조체계를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특히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융자 반대매매가 지수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차단하는 데 주력한다. 10월 13일 기준 국내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4조 2,528억 원에 달한다. 주가 급락 시 담보부족 계좌의 강제 처분 물량이 쏟아질 위험이 크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작은 변동성에도 경각심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적극 대응해달라"며 "과도한 부채와 신용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며 금융회사들은 무분별한 신용공여를 자제하고 고객 보호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이 깊어질 경우 자사주 취득 한도 완화, 증시안정펀드 투입, 공매도 한시적 금지 등 단계별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실행 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