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협박에 이어 재차 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해자가 민사 1심 위자료 700만 원을 2심에서 깎기는 어렵다는 법조계 조언이 나왔다. 법관 재량으로 정해진 위자료 액수는 단순한 경제적 부담이나 과다 주장만으로 뒤집기 어렵다. 자칫 원고의 부대항소로 배상액이 더 늘어날 위험도 있다.

10월 13일 네이버 지식iN 법률 상담 등에 따르면, 한 질의자는 동일 피해자를 상대로 한 협박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뒤 다시 스토킹범죄를 저질러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재판부는 피고에게 위자료 700만 원 지급을 명령했다. 질의자는 1심 판결문에 '위자료는 재판부의 재량'이라는 취지로 적혀 있는 점을 들어 항소심에서 금액을 감액할 수 있는지 물었다.

부산의 손권 변호사는 법적으로 항소심 판단을 다시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실제 감액을 받아내기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손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를 사실심 법원이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으나, 재량이라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금액을 변경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동일 피해자에 대한 협박과 재차 이루어진 스토킹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안이라면 700만 원이 객관적으로 현저히 과다하다고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무상 항소심에서 위자료를 감액받으려면 1심 법원이 사실을 오인했거나 평가를 빠뜨린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피해 기간이나 범행 횟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는지, 협박과 스토킹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중복해 평가했는지 따져보는 식이다. 형사 단계에서 지급한 합의금이나 피해 회복 노력이 1심 판단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1심 선고 이후 추가 피해 변제가 이뤄진 사정도 입증 자료로 제출해야 한다. 단순히 형사처벌을 이미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민사 위자료 감액 사유가 되지 않는다.

항소 과정에서 따르는 실익과 위험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민사항소는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396조). 민사소송법상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제415조)에 따라 피고만 단독으로 항소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1심 판결보다 불리하게 위자료가 증액되지 않는다.

반면 원고가 항소심 변론종결 전까지 부대항소(민사소송법 제403조)를 제기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1심 판결에 불복하지 않았던 피해자가 피고의 항소에 맞서 배상액 증액을 구하는 부대항소를 내면, 2심 재판부는 700만 원을 넘어선 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 항소가 기각되면 추가 인지액과 송달료, 상대방 변호사 보수 등 소송비용을 피고가 부담해야 하고,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2%의 지연손해금 부담도 불어난다.

2021년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하급심 판례는 형사 유죄 판결을 토대로 한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엄격하게 묻고 있다.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원은 7개월간 46회 연락하고 3회 주거침입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가해자가 1,300만 원을 형사 공탁했음에도 피해자 수령 거부 등을 참작해 위자료 700만 원을 선고했다(2025가단91). 단기 스토킹은 수백만 원 수준에 그치지만, 협박과 주거침입이 결합되거나 형사처벌 전력이 반복된 사안에서는 위자료가 700만 원에서 수천만 원대까지 인정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