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정에서 뒤바뀐 증언의 배후를 파헤치고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된 총책을 직접 구속한 검사들의 공판 활동이 대검찰청의 마지막 공판우수사례로 선정됐다. 2026년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대폭 제한되기 직전 이뤄진 최종 평가다.
대검찰청은 2026년 9월 30일 적극적인 공판 활동과 직접 보완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검사들의 사례 8건을 '2026년 8월 공판우수사례'로 선정했다. 통상 매달 4~6건 안팎을 선정하던 것과 비교하면 선정 폭이 크게 늘었다.
이번에 선정된 서울북부지검 공판부(박진우 검사·변호사시험 10회, 부장검사 이근정·우만우)는 무등록 불법 사금융 조직원 5명을 증인신문하며 계좌 공동사용 내역을 제시해 위증 자백을 받아냈다. 검찰은 "공판검사가 의심하니 총책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변호인의 녹취파일과 모의 대화 내역을 확보하고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이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됐던 36세 총책 A 씨를 대부업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로 직접 구속기소하고, 변호사의 위증교사와 명의 대여자의 방조 혐의까지 밝혀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채무자 161명에게 약 4억 원을 빌려주고 약 7억 원을 거둬들여 법정 최고이자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공판부(한서윤 검사·변호사시험 14회, 부장검사 김정은)는 친족 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된 친오빠 재판에서 피해자인 여동생의 진술이 번복되자 보완수사에 나섰다. 구치소 접견 녹취 30건과 1만여 건에 달하는 통화 녹음을 분석해 모친과 피고인의 위증교사 및 증거인멸 모의를 포착했다. 이어 주거지와 수용실 압수수색을 거쳐 모자 등 3명을 재판에 넘겼다.
무죄 판결을 뒤집거나 배심원 평결을 이끌어낸 사례도 포함됐다. 수원지검 공판1부(양익준 부장검사, 김민수·변형기 검사·변호사시험 10회)는 8세 아동 대상 자전거 뺑소니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인공지능(AI) 재연 영상 등을 담은 111쪽 분량 발표자료로 배심원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이끌어냈다. 서울고검 공판부(최두천 부장검사)는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만장일치 무죄가 나온 케타민 밀수 관리 사건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 3개월을 이끌어냈고, 부산고검 창원지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음성 감정으로 1심 무죄를 깨고 의붓딸 성폭력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게 했다.
인천지검 공판송무2부(반현진 검사·변호사시험 14회, 부장검사 이종혁)는 필로폰 재판 증인의 편지 내역을 분석하고 이감 조사해 사법질서 방해사범 10명을 적발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박재형 검사·변호사시험 10회)와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2부(하성진 검사·변호사시험 12회)도 각각 강제추행과 사기 재판의 위증을 규명해 우수사례에 올랐다.
대검찰청은 이번 사례들이 조직적 불법 대부업 전모를 규명하고 사법정의를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도 개편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위증이나 배후 범죄가 드러나더라도 공소청 검사가 영장을 발부받아 직접 압수수색이나 체포를 진행하기는 어려워진다. 사법방해 정황을 발견하면 중수청이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이첩해야 하므로, 공판 단계의 실체적 진실 규명 방식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