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는 보호예수 조건으로 제3자 배정 신주를 시가보다 싸게 인수했더라도, 주식대금 납입일을 기준으로 증여세를 물리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주식을 당장 처분해 현금화할 수 없더라도 신주 인수 당시 경제적 이득이 이미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9월 1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9조 제1항 제1호 다목 중 '주식대금 납입일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에 관한 부분에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2024헌바26). 상장법인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를 취득한 투자자는 의무보유 등록으로 즉시 매도할 수 없더라도 납입일 기준 증여세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실관계

컨테이너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코스피 상장사 B 회사는 A 씨 등 16명에게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322만 9,885주를 발행했다. 1년간 보호예수를 조건으로 한 유상증자였으며, 주당 발행가액은 1,278원이었다.

과세당국은 당시 신주 시가인 주당 4,348원과 발행가액 1,278원의 차액인 1주당 3,070원을 기존 주주들에게 증여받은 이익으로 판단했다. 관할 세무서장들은 2021년 8월 2일과 3일 A 씨 등에게 증여세 합계 7억 1,037만 2,490원을 부과·고지했다. A 씨 등은 조세심판원 청구가 기각된 뒤 서울행정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내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2024년 1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 주장

A 씨 등은 1년간 처분이 금지된 보호예수 주식에 매도 가능 시점이 아닌 주식대금 납입일을 일률적인 증여일로 규정한 것은 실질과세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주가 하락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물려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였다.

헌재 판단

헌재는 해당 조항이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준수했고 재산권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신주를 저가로 발행함으로써 발생하는 증자이익은 자본이득이므로 신주 발행 시점에 이미 실현된 것이지 보호예수기간이 지난 뒤 처분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며 "주식대금 납입일을 기준으로 증자이익을 계산해 증여세를 부과하더라도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로 볼 수 없고, 이는 주식이 보호예수되어 양도할 수 없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보호예수가 끝난 뒤를 증여 시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보호예수가 끝난 후의 시점을 증자이익 산정 기준일로 삼게 되면 주가에 증자 후 기업 외부적인 요소들이 반영돼 적절한 증자이익을 산정하기 어렵다"며 "보호예수 종료일을 증여일로 하는 것은 증자이익이 아닌 부분에 대한 과세를 허용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유효적절한 대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세대상인 주식의 증자이익을 산정하는 객관적 기준시기를 정해 증여세 회피를 방지하고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계산을 배제해 법적 안정성을 부여하는 공익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