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투자를 빌미로 자금을 유치한 뒤 약속한 법인 지분을 넘겨주지 않는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핵심 조건인 지분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투자 계약을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 투자금 전액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유튜브 등 신기술 사업을 내세운 투자 계약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투자자 A 씨는 디에이치미디어그룹으로부터 지분 30%를 2,000만 원에 넘겨받고 총 2억 원을 투자하면 AI 유튜브를 활용해 데이터베이스(DB)를 생성·판매한 수익을 배분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A 씨는 8월 27일 지분 대금 2,000만 원을 시작으로 법인 계좌에 1억 원, 예비금 5,000만 원 등 총 1억5,000만 원을 넣었다. 하지만 법인 지분은 넘겨받지 못했고 정산금 명목으로 백여만 원을 돌려받은 것이 전부였다.

A 씨는 회사 요청에 따라 7월부터 밀린 각종 운영비와 직원 급여, 광고 대행사 비용 명목으로 8,400만 원을 추가 지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얼굴도 본 적 없는 직원과 명의만 등록된 대표자에게 급여가 지급됐다. 약속된 DB 판매 수익은 실질 운영자인 대표 개인이 관리했으며 법인 계좌에는 수십만 원만 입금됐다.

법조계에서는 핵심 급부인 지분이 이전되지 않았다면 민법상 계약 해제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다. 민법 제544조에 따르면 당사자 일방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을 최고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원상회복 의무를 진다(민법 제548조).

정진열 변호사(법무법인 유한 엘케이비평산)는 "투자 계약의 본질적 조건인 지분 30% 인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상대방의 명백한 채무불이행"이라며 "약속된 지분을 넘겨주지 않은 사유로 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원상회복으로서 투자금 전액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서에 수익 보장이나 원금 반환 조항이 있다면 실질적인 대여금으로 해석해 반환 청구를 진행하기가 더 수월하다.

단순한 민사상 채무불이행을 넘어 형법상 범죄 혐의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 처음부터 AI 유튜브로 정상적인 DB를 생성·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도 자금을 유치했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성립한다. 대면한 적 없는 직원이나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DB 판매 수익을 대표 개인이 독점·은닉한 정황은 기망행위와 편취 고의를 입증하는 유력한 근거가 된다. 법인 공금을 대표 개인 이익이나 불분명한 용도로 썼다면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된다.

투자금 외에 회사를 대신해 지출한 운영비 역시 회수 대상이다. 정 변호사는 "밀린 회사 비용과 직원 급여, 광고비 등은 법인 또는 실질 운영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신 낸 것"이라며 "계약이 해제되면 이 비용 역시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반환 청구나 손해배상 청구 형태로 함께 돌려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쟁을 해결하려면 금융거래 내역과 투자 제안 당시 나눈 대화 기록, 법인 계좌 거래 내역 조회를 공식 요구해 확보하는 작업이 우선이다. 이를 토대로 법인과 실질 운영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 해제 및 자금 반환을 통보하고, 관할 경찰서 고소장 접수와 가압류 등 재산 보전처분을 병행해야 실효성 있게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