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사업재편계획을 승인받은 기업은 구조조정 대상 여부를 가리는 금융권 신용위험평가를 계획기간 내내 공식 유예받는다. 대기업이 공급망 내 협력 중소기업의 사업재편을 지원할 때 생기던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위험도 던다. 합리적 기준을 사전에 공개하면 부당지원행위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는 2026년 10월 20일 국무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6777호) 일부개정령을 공포했다. 이번 개정 시행령은 2026년 4월 21일 공포된 모법(법률 제21567호)과 함께 10월 22일부터 일제히 시행된다.

종전에는 사업재편 승인기업 신용위험평가 유예를 2022년 10월 금융감독원 등과 체결한 업무협약(MOU) 형태로 운영해 법적 구속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업이 선제적 체질 개선에 나서더라도 주채권은행 정기 신용위험평가에서 부실 징후 기업(C·D등급)으로 분류되면 워크아웃이나 여신 회수 위험에 노출되는 한계가 있었다.

새 시행령은 주채권은행이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른 신용위험평가 유예를 결정할 때 사업재편계획 내용과 재무상태, 영업실적을 종합 고려하도록 명문화했다(제17조의2). 신용위험평가가 이미 진행 중인 기업도 사업재편 승인을 받으면 유예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유예 기한은 사업재편계획기간 만료일까지이며, 계획기간이 연장되면 그 연장 기간 만료일까지 효력이 이어진다.

대기업의 협력사 상생 지원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안전판도 마련됐다. 상생형 사업재편 지원기업이 비계열사인 중소기업을 도울 때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적용을 배제받으려면 사전에 명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시행령 제17조의4에 따라 지원 목적이 대상 기업의 사업재편계획 이행과 상생협력 촉진이어야 하고, 상생지원계획서에 따라 지원해야 한다. 지원 목적과 대상, 내용, 기간을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나 신문·방송 등 언론매체에 미리 공개하도록 절차도 구체화했다.

정부의 위기 대응 방식도 기업 부실화 이후 개입하는 사후 수습에서 선제 예방 체제로 전환된다. 산업통상부장관은 업종의 국내외 동향과 장단기 전망, 기술 수준, 기업 재무상황 등을 심층조사할 수 있다(제8조). 조사 대상 기업에 요청하는 자료는 사업재편 필요성 및 R&D 역량과 직결된 자료로 한정했다. 기업은 영업비밀이나 경영상 중요 정보 유출로 경제적 이익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으면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

산업통상부장관은 사업재편·산업구조·재무·고용·기술 전문가 10명 이내로 자문단을 꾸려 사업재편 필요 업종을 추리고, 해당 기업에 자율적인 사업재편 검토를 문서로 권고할 수 있다(제8조의2 및 제8조의3). 디지털 전환 사업재편 기술 범위에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따른 인공지능(AI) 기술을 추가하고(제3조의3), 공장 설비 감축 자금지원 근거도 함께 정비했다(제18조).

실무상 대기업 법무팀과 컴플라이언스 조직은 협력사 지원 시 사전에 공시해야 하는 지원기준 요건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승인기업으로서도 최장 5년까지 늘어난 사업재편 지원기간 동안 워크아웃 낙인 우려 없이 재무구조 개선과 신산업 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