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실질이 없는 허위 세금계산서로 250억 원대 매출을 부풀리고 다른 회사 재고자산까지 끌어들여 외부감사를 속인 코스닥 상장사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회계장부를 위조하고 현장 실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사실까지 드러나 회사와 전직 경영진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10월 14일 제18차 정례회의를 열고,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코스닥 상장법인 한주에이알티㈜에 감사인지정 3년과 과징금 부과, 수사기관 고발을 의결했다. 전 대표이사 외 2명에게는 해임권고 상당 조치를 내렸고, 전 대표이사 외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회사에 부과할 구체적인 과징금 액수는 향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

사실관계

증선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주에이알티는 2021년(제44기)부터 2023년(제46기)까지 3개 사업연도에 걸쳐 실질 거래가 없는 가공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수법으로 총 258억 5,500만 원 규모의 매출과 매출원가를 허위로 계상했다. 연도별 허위 계상액은 2021년 123억 9,800만 원, 2022년 99억 8,500만 원, 2023년 34억 7,200만 원이다.

회사는 분식회계를 감추려 외부감사인을 적극 속였다. 위조한 회계장부와 허위 거래 증빙을 감사 증거로 제출했다. 다른 회사가 보유한 재고자산을 마치 자사 자산인 것처럼 꾸며 외부감사인의 현장 실사를 받게 하는 등 정상적인 감사업무를 방해했다.

감사인 제재와 파장

조작된 감사자료를 걸러내지 못한 회계법인들도 제재를 받았다. 증선위는 감사의견 형성 과정에서 절차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정진세림회계법인과 선진회계법인에 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 적립 20%와 한주에이알티 감사업무 제한 2년을 의결했다. 부실 감사를 수행한 소속 공인회계사들에게도 당해 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과 상장·지정회사 감사업무 제한 1년, 직무연수 6시간 처분을 내렸다.

이번 조치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3조가 금지한 부정행위 보고 및 감사 방해 금지 조항과 자본시장법상 공시위반 규정을 적용한 결과다. 한주에이알티 측은 공시에서 "회계투명성 제고와 내부통제 및 내부감시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회계처리기준을 철저히 준수하여 동일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선위가 검찰 고발과 회계처리기준 위반 사실을 통보하면서 한국거래소는 한주에이알티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고의적 분식회계와 외부감사 방해 행위가 드러난 전직 임직원들은 수사기관의 형사 수사를 거쳐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