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담합 사실을 가장 먼저 자진신고하더라도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지 못하고 최소 25%를 납부해야 한다. 과거 10년 이내에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기업이 다른 사업 분야에서 다시 담합을 저지르면 리니언시 혜택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2026년 11월 2일까지 입법예고하고, 하위 규정인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2027년 1분기 중 개정 작업을 완료하고 즉시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공정위 조사 착수 시점을 기준으로 1순위 자진신고자의 감경 혜택을 차등화한 점이다. 종전에는 조사개시 전과 후를 가리지 않고 1순위 자진신고자에게 과징금을 전액 면제해 주었다. 이 때문에 담합 가담 기업들이 당국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담합 상태를 유지하며 버티다 조사가 개시된 직후에야 자진신고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조사개시 전 1순위 신고자에게만 현행대로 과징금 100% 면제를 유지하고, 조사개시 후 1순위 신고자는 과징금 감경 폭을 75%로 제한했다. 앞으로는 조사가 시작된 뒤 담합을 털어놓더라도 과징금의 25%를 무조건 부담해야 한다. 2순위 신고자의 50% 감경 규정은 그대로 유지된다.
반복 담합 사업자 제재 수위도 대폭 올라간다. 현행 규정은 담합 제재나 감면을 받은 사업자가 5년 이내에 다시 담합을 저질렀을 때만 감면 혜택을 박탈했다. 개정안은 제재 후 5년 초과 10년 이내에 담합을 반복한 사업자에게도 감면 혜택을 종전의 절반으로 축소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사업자는 조사 전 1순위여도 50% 감경에 그치며, 조사 후 1순위는 37.5%, 2순위는 25%만 감경받는다.
반복 담합 적용 범위 역시 전 사업 부문으로 넓어진다. 기존에는 ‘당해 시정조치에 위반되는 담합’에 한해서만 제재가 강화돼, 다각화된 기업이 품목이나 사업 영역을 바꿔 담합할 경우 감면 제한을 피해 갈 수 있었다. 개정안은 이 문구를 삭제해 제재 이력이 있는 기업이 새로운 품목에서 담합을 저지르더라도 과거 전력을 합산해 감면을 제한하도록 정비했다. 법인 분할이나 합병, 영업양도로 사업을 승계한 자에게도 반복 담합 감면 제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 법무 실무에서는 담합 징후 발생 시 공정위보다 먼저 내부 조사를 마치고 신고하는 ‘골든타임’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개정안 부칙에 따라 새 기준은 시행 후 최초로 감면을 신청하는 사건부터 적용된다. 과거 10년 치 담합 이력이 전사 리니언시 자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 인수·합병 거래에서도 대상 회사의 담합 제재 이력 실사가 필수 절차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