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어선이 구비해야 하는 어린이용 구명조끼는 전체 구명조끼 수가 아니라 '최대승선인원의 20퍼센트 이상'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정부 유권해석이 나왔다. 승객용 선실 자체가 없는 개방형 낚시어선은 비상탈출구를 2개 이상 설치해야 하는 법정 의무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제처는 2026년 10월 13일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이 질의한 '낚시 관리 및 육성법 시행령 별표 4 관련 법령해석' 안건(26-0683)에서 이같이 회신했다. 낚시어선업 신고 및 안전설비 기준을 둘러싸고 일선 행정 현장에서 빚어진 혼선을 정리한 판단이다.
어린이 조끼 산정 기준은 '정원'
현행 낚시관리법 시행령 별표 4 제1호가목은 낚시어선 설비로 "최대승선인원의 120퍼센트 이상에 해당하는 수의 구명조끼. 이 중 20퍼센트 이상은 어린이용으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실무 현장에서는 조문 속 '이 중'이라는 표현이 전체 구명조끼 수의 20퍼센트인지, 최대승선인원의 20퍼센트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법제처는 어린이용 구명조끼 산정 기준을 '최대승선인원'으로 보아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전체 구명조끼(최대승선인원의 120퍼센트)를 기준으로 20퍼센트를 떼어내면 성인용 조끼는 최대승선인원의 96퍼센트 수준에 그치게 된다. 예컨대 승선 정원이 100명인 낚싯배에 성인만 100명이 탔을 때 4명은 몸에 맞는 성인용 조끼를 입지 못하는 안전 공백이 발생한다.
법제처는 구명부환(30퍼센트)과 구명뗏목(100퍼센트) 등 다른 설비 기준이 모두 최대승선인원을 모수로 삼는다는 점을 짚었다. 수상레저안전법 시행규칙과 유선 및 도선 사업법 시행령 등 유사 수상안전 법령도 정원을 기준으로 소아용 조끼를 별도 확보하도록 규정한다. 해양수산부 고시인 어선설비기준 역시 최대승선인원 전원(100퍼센트) 분량의 구명조끼 비치를 의무화했다.
선실 없는 배에 탈출구 강제 못 해
2020년 1월 1일 이후 건조된 낚시어선 중 승객용 선실이 없는 선박의 비상탈출구 구비 여부도 명확해졌다. 시행령 별표 4 제1호차목은 '승객이 이용하는 선실에는 2개 이상의 비상탈출구(2020년 1월 1일 이후 건조된 낚시어선에 한정)'를 갖추도록 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20년 이후 건조된 선박이라면 무조건 승객용 선실과 비상탈출구를 모두 갖춰야 하므로 선실이 없는 배는 신고요건 미비라는 의견을 냈다. 법제처는 "해당 규정은 설치 장소를 승객용 선실로 명시했을 뿐 선실 자체를 설치하도록 강제한 규정이 아니다"라며 2020년 이후 건조됐더라도 승객용 선실이 없다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상탈출구는 화재나 전복 사고 시 갇힌 승객이 선실 밖으로 신속히 빠져나오도록 돕는 설비다. 애초에 탈출할 선실 공간이 없는 개방형 어선에 탈출구를 요구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법제처는 2020년이라는 기준 시점을 두고도 2019년 2월 8일 대통령령 제29520호 개정 당시 건조 단계 반영 기간을 고려해 유예를 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선실 설치를 의무화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취지다.
행정지도 즉시 적용… 규정 정비 권고
이번 유권해석으로 승객 구성 변화에 따른 구명장비 부족 시비와 소형 낚시어선의 무리한 선체 개조 부담이 동시에 해소될 전망이다. 지자체와 해경의 인허가 및 안전점검 기준도 통일된다.
법제처는 "어린이용 구명조끼 수의 산정기준이 최대승선인원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법령정비 권고를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