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법 위반 혐의 사건에 이 절차가 개시된 첫 사례가 나왔다. 민사 법원과 검찰에서 위법성을 벗어났던 다단계 기업이 긴 법적 공방을 이어가는 대신 자발적인 상생과 거래질서 개선을 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유니시티코리아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2026년 10월 21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른 시일 안에 유니시티코리아와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본사 통한 수당 우회 논란

사건의 발단은 다단계판매업계의 고질적인 수당 한도 규제 우회 의혹이었다. 유니시티코리아는 최상위 다단계판매원들의 소속을 미국 글로벌 본사인 유니시티 인터내셔널로 변경해 본사가 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구조가 국내 법령상 후원수당 상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지급인지 여부를 집중 조사해 왔다.

방문판매법 제20조 제3항은 다단계판매업자가 판매원에게 지급할 수 있는 후원수당 총액을 매출액의 35% 이내로 엄격히 제한한다. 미국 본사가 지급한 수당을 유니시티코리아의 후원수당으로 합산할 경우,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개 연도에 걸쳐 법정 후원수당 지급한도를 넘어서게 된다.

사법부 무혐의 판단에도 자진 시정 선택

앞선 사법 절차의 판단은 달랐다. 본건과 같은 사실관계를 다툰 민사소송 2심 재판부는 미국 본사가 지급한 수당을 두고 유니시티코리아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형사 고발 사건을 수사한 검찰 역시 우회 지급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유니시티코리아는 법적 분쟁을 지속하기보다 제도 개선으로 위험을 해소하는 길을 택했다. 유니시티코리아는 "법적 판단을 다투기보다는 후원수당 지급비율 준수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다단계판매원 및 소비자들과 상생협력을 도모하고자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반품 기간 3개월 확대와 준법 체계 구축

유니시티코리아가 공정위에 제출한 자진 시정안에는 소비자 구제책과 거래질서 개선안이 담겼다. 미국 본사 소속 판매원을 다시 유니시티코리아 소속으로 등록하고, 주요 판매 제품의 포인트와 가격을 조정해 수당 35% 상한을 철저히 준수하기로 했다. 후원수당 지급을 점검하는 협의체도 가동해 준법 감시 체계를 세운다.

소비자 보호 조치로는 종전 20일이던 반품 허용 기간을 3개월로 늘린다. 판매원과 지역 고객지원센터를 상대로 준법 교육을 실시하고 상담센터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식 홈페이지에 매월 3일간 불법 다단계 피해 예방 안내문을 게시하기로 했다.

행정 제재 대신 실효적 상생 택한 1호 선례

공정위는 신청인의 시정 방안이 동의의결 개시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고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결정은 2022년 7월 방문판매법에 동의의결 제도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개시된 사건이다. 외국계 직접판매 기업의 해외 본사 연계 수당 문제를 사법 공방 대신 준법 협약으로 풀어낸 선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