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공무원이 업무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 인공지능(AI) 도구를 개인 차원의 실험에 그치지 않고 전 부처가 함께 쓰는 공공재로 전환하는 대회가 열린다. 통상 1~2년씩 걸리던 외주 용역 중심의 공공 정보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현장 주도형 디지털 행정을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10월 21일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2026년 공공 AI 대전환 챌린지’ 참가작을 오는 11월 11일까지 접수한다고 밝혔다. 결선 발표와 시연은 11월 2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 행사장에서 치러진다.
세 개 부문 경합…대통령상 등 23점 시상
이번 챌린지는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AI 정부 실험실 챔피언십’은 대국민 서비스 향상이나 업무 효율화 등 공공 현장의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고자 자체 개발한 AI 도구를 형태 제한 없이 출품하는 트랙이다. ‘AI 미션 부문’은 공무원의 일상 부담을 줄이는 3개 지정 과제인 업무 인수인계 지원 ‘업무바통’, 반복 서무 업무 지원 ‘서무비서’, 규정 제·개정 지원 에이전트 가운데 하나를 골라 개발하는 방식이다. ‘독자 AI 에이전트 부문’은 행안부 업무망 내 국산 독자 AI를 활용해 별도의 전문 코딩 없이 프롬프트(지시어) 설계만으로 행정 도구를 구현해 경합한다.
심사를 거쳐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행정안전부장관상 등 총 23점에 총상금 1,720만 원을 수여한다. 2025년 대회가 일반 국민 아이디어와 기관 단위 구축 실적 중심의 2개 트랙(총 15점 시상)으로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실무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해 성능을 검증받는 기술 실증형 방식으로 전면 개편됐다.
개인 실험 1,000건 넘어…범정부 확산 체계 가동
행안부가 이번 대회를 연 배경에는 대화형 코딩 도구의 보급과 현장 실험의 누적이 자리한다. 전문 코딩 지식이 없는 공무원도 자연어로 AI에 명령을 내려 업무 도구를 개발하는 환경이 열리면서 실무 프로그램 제작 사례가 빠르게 늘었다. 실제로 2026년 7월 3일 문을 연 ‘AI 정부 실험실’의 공공 저장소에는 10월 8일 기준 1,086개 과제가 등록됐고 2,7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안부 공공인공지능혁신과 김민 주무관은 대화형 코딩으로 국회와 국무회의를 모니터링하는 AI ‘국정ON’을 자체 제작하며 “관련 발언을 기다리며 생방송을 계속 확인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보고 싶었다”고 개발 취지를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처럼 현장에서 싹튼 결과물을 개별적 시도에 머무르게 두지 않고, 기관 단위 운영과 전 부처 공유 단계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법적 근거 갖추고 2027년 행정망 확대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 있다. 2026년 8월 28일 시행된 개정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에 관한 법률’(인공지능데이터행정법)은 인공지능기반행정의 법적 정의와 함께 공통 기반 구축·운영 근거를 두고 있다. 전자정부법 제18조의2와 제45조부터 제47조 역시 AI 기술의 행정 도입과 범정부 정보자원의 중복 투자 방지 및 공동 활용 의무를 규정한다. 행안부는 AI 도구 개발 시 적용할 보안과 품질, 책임 소재 기준을 담은 ‘공공AX 업무 지침’도 함께 정비하고 있다.
황규철 행정안전부 인공지능정부실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현장 공무원의 창의적 실험을 범정부적 공공재로 제도화하여, 관료적 관성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행정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수작은 해당 기관 우선 적용과 실무 검증을 거쳐 범정부 공공재로 정식 편입된다. 정부는 현재 인터넷망 환경에서 가동 중인 AI 정부 실험실을 2027년 내부 업무 데이터를 직접 연동할 수 있는 행정 업무망 환경으로 확대 구축하고 범정부 ‘공공 AX 포털’을 선보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