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이나 수출통제로 타격을 입은 국내 기업도 정부 지원 대상에 공식 포함된다. 그동안 긴급 융자와 경영 컨설팅에 머물렀던 지원 방식은 해외 전시회 참가와 유통망 구축 등 실질적인 판로 개척 사업으로 확대된다.

산업통상부는 2026년 10월 20일 공포된 '통상환경변화 대응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대통령령 제36775호)이 10월 22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1일 공포된 모법 개정에 맞춰 지원 대상 요건을 정비하고 신설된 지원 업무의 위탁 근거를 마련한 조치다.

지원 대상 '외국통상조치'로 전면 확대

이번 개정으로 통상변화대응지원기업의 지정 대상이 대폭 넓어졌다. 종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조약 등의 이행'으로 인한 수입 급증 피해 기업만 지원을 신청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다른 국가가 자국 법령에 따라 시행하는 '외국통상조치'로 피해를 보았거나 볼 우려가 있는 기업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지원 대상 외국통상조치에는 보편·상호관세 및 품목별 추가관세, 전략물자·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통상 규제, 자국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차별적 재정·조세지원 등이 폭넓게 인정된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과 FTA 규범에 부합하는 반덤핑·상계관세 등 합법적인 무역구제조치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행령 제6조제11항에 규정된 서비스 무역의 범위도 정비됐다. 개정안은 지원 요건상 서비스 무역의 상대국에 '외국통상조치의 실시국'을 명시해 통상조약상대국등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과 외국통상조치 실시국 사이에서 국경 간 공급이나 상업적 주재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지정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 신설…전담기관 위탁

개정 법률 제8조가 통상변화대응을 위한 판로개척 지원사업을 신설함에 따라 시행령에 세부 위탁 규정도 마련됐다. 정부는 단순 대출만으로는 수출길이 막힌 기업의 구조적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내외 유통망 구축, 해외 홍보·마케팅, 전시·박람회 참가 지원 근거를 법제화했다.

시행령 제24조는 산업통상부장관 업무 가운데 통상변화대응지원기업 판로개척 지원 업무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통상변화대응지원센터에 위탁하도록 했다(제1항제5호). 심각한 피해를 본 통상피해지원기업 판로개척 지원 업무는 통상피해지원전담기관에 각각 위탁된다(제2항제6호).

2008년 도입 이후 체질 개선…1,367억 원 누적 지원

통상피해 지원 제도는 2007년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제정된 구 무역조정지원법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08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603개 기업이 총 1,367억 원의 융자 및 컨설팅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기존 제도는 협정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와 수입 급증 피해만을 다뤄 최근의 자국우선주의 확산과 공급망 분절 위기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앞서 법명을 바꾸고 지정 요건상 피해 기준을 매출액 10% 이상 감소에서 5% 이상 감소로 낮춘 데 이어,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외국의 일방적 행정조치 피해까지 포섭하는 지원 체계를 갖췄다. 개정 법령이 10월 22일부터 시행되면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통상변화대응지원센터에서 관련 기업들의 지원 신청 접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