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관위 정보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원인과 대응 과정을 의무적으로 조사·분석하도록 장애관리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선거 행정서비스에 공식 도입할 수 있는 근거도 함께 마련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거관리위원회 행정업무 등의 전자적 처리에 관한 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제670호) 일부개정규칙을 2026년 10월 23일 공포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갔다. 과거 모법 개정 취지와 행정업무 전자화가 안착된 현실을 반영해 규칙 제명도 종전 ‘전자화촉진’에서 ‘전자적 처리’로 고쳤다.

개정 규칙의 핵심은 정보시스템 장애 예방과 사후 대응 체계의 법제화다. 신설된 제36조의2는 선관위 사무총장에게 정보시스템 장애 예방·대응·복구 목표와 기준을 담은 장애관리계획을 3년마다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전산망 중요도에 따른 체계적 관리 기준도 마련했다. 제36조의3에 따라 사무총장은 행정서비스 특성과 중요도, 사용자 수, 장애 발생 시 다른 시스템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고려해 정보시스템 등급을 산정하고 등급별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전산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실 대응을 막기 위한 사후관리 절차도 명문화했다. 제36조의4는 장애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주요 정보시스템의 상황 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규정했다. 장애 원인과 대응 과정 분석,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장애사후관리 결과’ 작성 근거도 신설했다.

대민 행정서비스 영역에는 최신 디지털 기술이 공식 편입됐다. 제11조의2는 전자적 행정서비스 제공에 자연어 처리를 비롯해 음성인식, 영상인식, 학습·추론·판단을 구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향후 유권자 대상 대민 챗봇 등 지능형 안내 서비스 도입이 본격화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다.

이용자의 행정정보 자기결정권도 한층 구체화했다. 신설된 제32조의2에 따라 정보주체는 선관위가 보유한 본인정보에 관해 제공 기관, 제공받는 자, 정기적 제공 여부와 주기 등을 명시해 열람과 제공을 신청할 수 있다. 선관위가 이를 제한하거나 거절할 때는 반드시 사유를 통지해야 한다.

상위법인 「전자정부법」상 민원처리 규정이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로 분리·이관된 체계에 맞춰 기존 규칙 내 중복 조문은 삭제했다. 조문 속 ‘민원인’ 용어는 ‘전자적 행정서비스 이용자’로 일괄 정비했다.

이번 개정 규칙은 공포일인 2026년 10월 23일부터 효력을 갖는다. 선관위 사무총장은 개정 규칙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 활용·지원 지침과 정보시스템 등급별 관리 방안 등 세부 기준을 차례로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