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던 차를 중고차 딜러에게 넘기기로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을 받았으나, 새로 살 차의 출고가 늦어져 계약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민법 원칙상 계약금을 받은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제할 때는 받은 돈의 두 배를 물어줘야 한다. 다만 계약서에 별도 반환 특약을 적었다면 원금만 돌려주고 계약을 끝낼 수 있다.
실제 2024년 10월 22일 한 차주는 중고차 매도 계약을 맺은 뒤 구매하려던 차량 출고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계약 취소를 고민하며 법률 상담을 구했다. 당시 매수인인 중고차 딜러는 차주의 거절에도 계약금 300만 원을 입금했다. 이에 차주는 계약서 하단에 “매도인의 사정으로 계약 취소 시 계약 해지 시 계약금 300만원을 돌려준다”는 특약 문구를 자필로 남겼다. 차주는 민법에 따라 300만 원의 배액인 600만 원을 물어내야 하는지 질의했다.
법률 상담을 맡은 김선호 변호사는 “특약으로 매도인의 사정으로 계약 취소 시 계약금 300만 원을 돌려준다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매도인이 일방적으로 사정으로 계약을 취소하면 계약금 반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계약 당사자가 사전에 합의해 적어 둔 특약 조항이 민법상 일반 원칙보다 우선한다는 취지다.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매 당사자 일방이 계약금을 교부한 경우 다른 약정이 없는 한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계약금 포기나 배액상환에 따른 해제를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특약이 있다면, 계약문서에 나타난 의사해석에 따라 그 특약의 효력이 우선한다고 판결했다(2005다41153). 법이 정한 배액배상 조항은 임의규정이어서 당사자 간 합의가 앞서기 때문이다.
특약이 있더라도 딜러가 계약금 수령을 거부하거나 차량 인도를 고집하면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김선호 변호사는 “특약 문구의 해석 여지, 매도인의 다른 주장으로 분쟁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송금내역, 계약서 원본, 특약 부위의 서명·날인 등 증거를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상대방이 계약금 반환 계좌를 알려주지 않고 차량 인도를 독촉한다면 내용증명으로 해제 의사를 통지한 뒤 법원 공탁소에 계약금을 변제공탁해야 이행지체 책임을 피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