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로 손쉽게 외환을 바꾸려다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조직의 삼각사기에 휘말려 전 금융계좌가 동결되는 금융소비자가 늘고 있다. 범죄 사실을 전혀 모르고 정상 거래로 믿었더라도 피해자에게 임의로 돈을 돌려주는 것만으로는 묶인 계좌와 비대면 거래 제한이 자동으로 풀리지 않는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환전을 원하는 일반인에게 외환을 송금받은 뒤, 국내 피해자를 속여 일반인의 국내 은행 계좌로 피해금을 입금시키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피해자가 피해구제를 신청하는 순간 금융회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4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해당 계좌 전부를 즉시 지급정지하고, 명의인의 모든 금융회사 비대면 거래를 차단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송명호 변호사는 네이버 지식iN 법률 상담에서 메신저 위챗(WeChat) 개인 환전상에게 1만2,000위안을 환전받았다가 전 계좌가 묶인 사례에 대해 "단순히 피해자에게 원금을 변제한다고 해서 사기이용계좌 지정과 전자금융거래 제한 조치가 자동으로 즉시 풀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법적 이의신청 인용 등 명확한 종결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계좌 동결 조치는 피해금 잔액에만 한정되지 않고 계좌 잔액 전부에 미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22년 6월 30일 사기이용계좌 전부에 즉시 지급정지를 내리도록 규정한 조항에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2019헌마579). 범죄 특성상 신속한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사기 혐의를 벗고 계좌를 정상화하기 위한 핵심 절차는 입증과 기한이다. 금융감독원이 채권소멸절차 개시를 공고하면, 계좌 명의인은 동법 제7조에 따라 공고일 기준 2개월 이내에 금융회사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기한 내에 적법한 이의제기가 없으면 동법 제9조에 따라 계좌 명의인의 예금 채권은 법률상 강제로 소멸해 피해자에게 환급된다.

소명 과정에서 단순히 억울함만 호소해서는 효력을 얻기 어렵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순차 이체돼 계좌가 묶인 명의인들이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명의인이 정당한 권원에 의해 취득하였다는 이의제기 사유를 직접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며 청구를 기각했다(2025가단110837). 메신저 대화 원문과 송금 내역 일체를 신속하게 캡처해 공증과 번역 자료를 확보하고, 불법 사기 범행과 무관한 정상 대가였음을 증명해야 한다.

전기통신금융사기 목적 범죄나 통장 양도 대여로 처벌받으면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징역형 선고 시 5년, 벌금형 선고 시 3년 동안 전자금융거래가 전면 제한되는 만큼, 경찰 수사 단계부터 불송치나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내는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