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요건 미달로 법적 지위에서 벗어났더라도 과거 지주회사 신분일 때 저지른 법 위반 행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피할 수 없다. 경영권 행사가 없는 6%대 소수 지분 투자라도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사 주식을 보유했다면 금산분리 규정 위반으로 제재받는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식회사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100만 원을 부과하기로 2026년 10월 25일 결정했다. 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제5호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다.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은 일반지주회사 신분이었던 2023년 7월 5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금융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스파크랩파트너스 주식 33만3,333주(지분 6.67%)를 소유했다. 스파크랩파트너스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금융 및 보험업 가운데 기타 금융 투자업에 해당하는 법인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소유해 경제력 집중이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려는 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였다.

회사는 2013년 12월 6일 일반지주회사로 전환됐다. 2017년 7월 1일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종전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높아졌으나, 법 개정 전 설립된 기존 지주회사로서 2027년 6월 30일까지 10년의 유예기간을 부여받아 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24년 말 기준 지주비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2024년 12월 31일 자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서 제외됐다. 지주회사는 자산총액 5,000억 원 이상과 지주비율(자산총액 중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 50% 이상 요건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공정위는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이 현재 지주회사에서 벗어났음에도 법 위반 책임을 물었다. 향후 다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 동일한 위반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행위금지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단순·투명하고 건전한 소유지배구조 형성이라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를 훼손한 행위제한규정 위반을 적발·제재함으로써 지주회사의 법규 준수에 대한 책임성 및 경각심을 높였다는 점과, 현재 지주회사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지주회사였던 당시의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엄정하게 조치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주비율 하락 등으로 지주회사 지위가 자동 상실되더라도 해당 기간에 발생한 행위제한 위반 책임은 그대로 부과된다는 실무 원칙이 확립됐다. 기업 법무팀과 지주회사 실무진은 지주회사 지위 탈락 여부와 무관하게 과거 취득한 금융·투자사 지분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