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건 미달로 지주회사 지위에서 벗어난 기업이라도 과거 지주회사 시절 저지른 행위제한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소수 지분이라 하더라도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재확인한 결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반지주회사 지위에서 금융업을 하는 국내 회사 주식을 소유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한 (주)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1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026년 10월 26일 밝혔다. 시정명령은 회사가 향후 다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는 경우 동일한 위반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한 행위금지명령이다.

대한유화의 최대주주인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은 일반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하던 2023년 7월 5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기타 금융 투자업 회사인 (주)스파크랩파트너스의 주식 33만3,333주(지분율 6.67%)를 소유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18조 제2항 제5호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로 인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자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은 2005년 설립된 뒤 2013년 12월 일반지주회사로 전환됐다. 2017년 7월 1일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상향됐으나, 법 시행 전 설립된 기존 지주회사는 자산요건에 미달하더라도 2027년 6월 30일까지 10년간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받았다.

그러나 회사는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 4,545억1,400만 원으로 자산요건을 채우지 못한 상태에서 필수 요건인 지주비율마저 맞추지 못했다. 자산총액 중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에 미달하면서 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은 2024년 12월 31일 자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서 공식 제외됐다.

공정위는 제재 시점에 피심인이 이미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상태였더라도 법 위반 당시 지위를 유지했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보았다. 지주회사에서 벗어났더라도 위법 상태에 대해 과징금과 재전환 시 금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집행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단순·투명하고 건전한 소유지배구조 형성이라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를 훼손한 행위제한규정 위반을 적발·제재함으로써 지주회사의 법규 준수에 대한 책임성 및 경각심을 높였다는 점과, 현재 지주회사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지주회사였던 당시의 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엄정하게 조치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2025년 8월에도 일반지주회사 한화임팩트가 사모투자합자회사 지분 39.92%를 약 13개월간 보유한 행위에 과징금 1억6,6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법 위반행위를 상시 감시하고 적발 시 엄격히 제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