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지자체의 인·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 조감도를 내걸고 예비 임차인을 끌어모은 민간임대주택 시행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회원 모집률이 30% 안팎에 그쳤음에도 '마감 임박'이라는 허위 문구를 내걸어 계약을 유도한 행위도 함께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26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을 숨기거나 모집 현황을 부풀려 거짓·과장 광고를 한 4개 민간임대아파트 사업 시행사에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주식회사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유한회사, 주식회사 해성산업개발, 주식회사 에이엠디 등 4곳이다. 종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드림하우징과 이성근 대표자는 검찰에 고발됐다.
사실관계
조사 결과 이들 4개 시행사는 주택법 제15조에 따른 관할 지자체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조감도와 단지·동호수 배치도 등을 활용해 주택홍보관, 블로그, 유튜브, 전단지 등에 광고했다. 소비자로 하여금 이미 사업 승인이 확정돼 아파트가 차질 없이 지어지는 것처럼 오인하게 한 셈이다.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3개사는 회원 모집 실적이 저조한데도 마감이 임박한 것처럼 속였다. 드림하우징은 예상 1,902세대 중 613명(32.2%), 베네치아는 301세대 중 101명(33.6%), 해성산업개발은 783세대 중 222명(28.4%)을 모으는 데 그쳤다. 그런데도 현수막과 유튜브 등에 일제히 '마감임박' 문구를 내걸었다.
공정위 판단 및 조치
공정위는 주택건설사업계획 미승인 사실을 은폐한 행위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의 기만적 광고에, 30% 안팎의 모집률에도 마감임박을 내세운 행위는 같은 법 제1호의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4개사 모두에 향후 행위 금지 명령과 법 위반 사실 공표명령을 내렸다. 아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못한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에이엠디 3개사에는 기존 가입 회원들에게 법 위반 사실을 직접 서면으로 알리라는 통지명령을 함께 부과했다. 해성산업개발은 2026년 4월 29일 승인을 취득해 통지명령 대상에서 제외됐다. 드림하우징은 2026년 2월 10일 동일한 부당광고로 받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대표자와 함께 형사 고발됐다.
처분 배경과 제도 변화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들 사업장이 회원들이 낸 출자금과 회비로 사업비를 조달하는 구조여서, 법인에 과징금을 물릴 경우 예비 임차인들의 자금에서 납부돼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시행사가 인·허가 전 사전 회원을 모집해 자금을 마련하던 관행은 법 개정으로 원천 차단된다. 2026년 9월 공포된 개정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7년 3월 9일부터는 민간 시행사가 관할청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없이 예비 임차인 등 회원을 사전에 모집하는 행위 자체가 전면 금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