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에서 주택건설 인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을 숨긴 채 회원을 모으고, 20~30%대에 그친 모집률을 마감임박으로 속인 민간임대아파트 시행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주거 불안을 틈타 불투명한 방식으로 투자금 성격의 회비를 걷어 온 협동조합형 민간임대 사업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10월 26일 ㈜드림하우징, 베네치아(유), ㈜해성산업개발, ㈜에이엠디 등 4개 민간임대아파트 사업 시행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법 위반 사실 공표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내려진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드림하우징 법인과 이성근 대표이사는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자체 미승인 은폐와 30%대 마감임박 광고
일반 아파트 분양은 지자체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거친 뒤 입주자를 모집한다. 반면 이번 사건 사업장들은 회원을 먼저 모은 뒤 협동조합을 만들어 인허가를 신청하는 방식을 썼다. 회원들은 10년간 임차 거주한 뒤 분양전환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의 회비를 납부했고, 이 돈은 건설 사업비로 쓰였다.
문제는 시행사들이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정보를 왜곡했다는 점이다. 4개 시행사는 2024년 11월부터 주택홍보관, 인터넷 블로그·유튜브, 전단지, 현수막 등을 활용해 마치 인허가를 정식 취득한 것처럼 조감도와 단지 배치도를 홍보했다. 공정위는 인허가 여부를 알리지 않은 행위가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했다고 보고,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기만적 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등 3곳은 회원 모집 실적이 저조한데도 마감임박이라는 거짓 문구를 내걸었다. 적발일 기준 세대수 대비 실제 모집률은 드림하우징이 32.2%(1,902세대 중 613명), 베네치아 33.6%(301세대 중 101명), 해성산업개발 28.4%(783세대 중 222명)에 머물렀다. 공정위는 이 같은 허위 표시를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1호의 거짓·과장 광고로 결론 내렸다.
소비자 피해 막으려 과징금 면제…2027년 3월부터 전면 금지
공정위는 위반 사실 통지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에이엠디 가입 회원들은 위반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받는다. 심의 전인 2026년 4월 29일 사업 승인을 얻어낸 해성산업개발만 통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공정위는 통상적인 과징금은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과징금을 매길 경우 수분양자들이 낸 회비에서 과징금이 지출돼 오히려 피해자들의 재산 손실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제도적 허점을 노린 불투명한 사전모집 관행은 법 개정으로 사라지게 된다. 2026년 9월 8일 개정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는 2027년 3월 9일부터는 지자체의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은 민간 시행사의 회원 사전 모집 행위 자체가 전면 금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인허가가 필수적인 민간임대아파트 사업에서 서민 주거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부당 광고를 제재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업계에 경각심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건설 과정의 부당 광고를 감시하고 적발 시 엄중 제재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