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관리 주체가 나뉘고 수로 끝자락에 위치해 만성적인 물 부족을 겪던 충남 서천군 7개 마을 농지에 안정적인 농업용수가 공급된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간선 수로 문을 열어 지자체 구역 농경지에 물을 보충해 주기로 기관들이 합의한 결과다.

국민권익위원회 사회민원갈등조정과는 2026년 10월 23일 현장 조정회의에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서천군 기산면 막동리·내신산리·외신산리·원동리·화산리·수출리·황사리 등 7개 마을 주민과 서천군, 한국농어촌공사가 참여했다. 이번 합의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45조에 따른 조정으로, 당사자가 서명한 조정서는 「민법」상 화해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닌다.

사실관계

분쟁이 발생한 기산면 7개 마을 농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할하는 동부 용수간선 수로의 정규 공급 구역 바깥에 위치해 동부저수지와 이어진 마산 양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아 왔다. 하지만 이들 마을이 마산 양수장 용수구역의 최말단에 자리 잡고 있어 평소에도 용수 부족 사태가 반복됐다.

서천군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4년 사업비 약 3억 원을 투입해 배수로 유입수를 재이용하는 막동 간이 양수장을 설치했다. 그러나 기계 고장이 잦은 데다 갈수기에는 배수로 수량마저 급감해 농경지 가뭄이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주민들은 인근 동부 용수간선 수로의 물을 끌어올 수 있게 해달라며 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조정 내용과 법적 쟁점

농업생산기반시설은 「농어촌정비법」 제16조 등에 따라 설치 주체와 관리 이관 여부에 맞춰 한국농어촌공사와 지방자치단체로 관리 책임이 이원화돼 있다. 이번 조정은 관할 경계 탓에 생긴 용수 공급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기관 간 협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합의에 따라 서천군과 한국농어촌공사는 막동 간이 양수장에 전담 관리원을 투입해 시설을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서천군은 양수장 펌프 누수나 고장이 생기면 신속히 보수할 책임을 진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갈수기에 배수로 유입수가 부족할 때 하류 지역 급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공사 관할 동부 용수간선 분수문을 열어 물을 보충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주민들도 상생 방안에 동의했다. 7개 마을 주민들은 수로 말단 지역의 급수 혼란을 막고 시설을 온전히 보전하고자 「농어촌정비법」 제18조 취지에 맞춰 수문 임의 조작과 무단 취수를 자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사의 급수 업무에 적극 협조하기로 서명했다.

권석원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번 조정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이 취약한 농지의 물 부족 문제를 한국농어촌공사와 지방정부의 협력으로 풀어낸 사례"라며 "앞으로 농민들이 물 걱정 없이 영농에 전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